“오염수, 해류 타고 4~5년 지나면 국내 본격 유입”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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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앞바다 언제 도달하나

KIOST·KAERI 모의실험 결과
10년 지나면 농도 미미한 수준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과 명예교수
“심층수,빠르면 5~7개월 후 유입”
해수부 “유속 느려 9년 걸려” 반박

일본 도쿄전력 관계자들이 지난 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외신 기자들에게 오염수 저장탱크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도쿄전력 관계자들이 지난 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외신 기자들에게 오염수 저장탱크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오염수가 우리 앞바다에 도달하는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국책 연구기관을 비롯한 최근 연구는 대체로 해류 영향으로 방류 4~5년은 지나야 본격 유입된다고 본다. 최근 심층수는 빠르면 5개월에서 7개월이면 들어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자 해양수산부가 상세한 반박 자료를 내기도 했다.

■해류 타고 미국 쪽 갔다 돌아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은 지난 2월 발표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일본이 오염수를 방출할 경우 삼중수소는 우리나라 관할 해역에 4~5년 후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온다고 밝혔다. 삼중수소는 오염수에 가장 많이 포함된 방사성 핵종으로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거되지 않는다. 삼중수소는 해양으로 방류되면 물처럼 해류를 따라 확산·이동한다.

방출된 오염수가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시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해류의 특성이다. 김경옥 KIOST 책임연구원은 발표 현장에서 “방출된 오염수는 대개 구로시오 해류를 타고 미국 쪽으로 이동한다”며 “이 해류를 거치지 않고 관할 해역에 바로 유입되는 건 특이한 경우인데, 이 역시 고려한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해당 시뮬레이션에서는 방출 2년 후 해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삼중수소가 유입되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책임연구원은 “해류는 꾸준히 흐르지 않고 계절별 변동이 있다”며 “일시적으로 삼중수소가 유입되는 이유도 이 시기 해류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 KIOST·KAERI 공동연구진은 오염수가 유입될 경우에도 삼중수소의 농도는 10년 후 약 0.001Bq/㎥ 내외로, 현재 국내 해역의 평균 삼중수소 농도(172Bq/㎥)의 10만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방출 2년 후 일시 유입될 경우 예상 농도는 0.0001Bq/㎥였다.

부경대 김영호 교수도 지난 4월 안병길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관련 세미나에서 “후쿠시마는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물길을 따라선 가장 먼 곳에 해당한다. 일본과 한반도 주변 해류를 보면 구로시오 해류가 강하게 작용한다. (오염수는) 이 해류를 따라 동쪽으로 흐르며 미국과 캐나다 등 북아메리카를 거쳐 5년 후에나 한반도에 유입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심층수 유입 더 빨라” vs “이미 반영”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지난달 30일 YTN 라디오에서 “수심 0에서 200m 표층수는 미국으로 갔다 오는 데 5년이 걸리는 게 맞다. 수심 200~500m 심층수는 중국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로 갔다가 대만해협, 제주 근해로 해서 동해로 가는 데 5개월에서 7개월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세슘이나 스트론튬 같은 방사성 물질이 상대적으로 무겁다는 점을 반영한 주장이다.

해수부는 즉각 설명 자료를 내고 반박했다. 해수부는 “2월 KIOST와 KAERI가 발표한 시뮬레이션은 표층에서 수심 5000m까지 계산할 수 있고, 수심 200~500m 심층까지 계산한 결과”라고 밝혔다. 또 2월 한국방재학회에서 발표된 서울대 연구 논문을 인용해 “수심 200~500m 흐름은 유속이 매우 느려 대만 부근에 도달할 때까지 약 9년이 소요되고, 해류 흐름상 우리 해역은 이보다 더 늦게 도달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앞서 또 다른 YTN 방송에서는 태풍의 변수를 지적하기도 했다. 태풍이 오면 바닷물이 비 형태로 한반도에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할 경우를 가정한 오염수 방류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선박 평형수가 유입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 해역에서 평형수를 주입해 우리 해역에 배출할 경우 해류와 상관 없이 오염수가 언제든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는 후쿠시마 등 6개 현에서 주입된 선박 평형수 관리를 강화하고, 특히 원전 사고지와 가까운 2개 현에서 출발한 선박은 평형수를 공해상에서 교환하도록 하고, 미교환 선박은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형수를 교환하는 공해가 한국과 멀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해수부는 “평형수가 교환되는 공해는 일본 북쪽 항로 기준으로 한국과 290마일(약 537km) 이상 떨어져 있다”며 “우리나라 북동쪽으로 흐르는 동한난류를 고려할 때 한국으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반박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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