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커지는 불안감… ‘수산물 기피·소금 사재기’ 현실화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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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락동 횟집 한산 상인들 한숨만
천일염 가격 두 달 새 40% 폭등
일부 마트선 재고량 빠르게 소진

11일 오후 부산 북구 농협하나로클럽 부산점 천일염 판매대에 ‘1인 2포’ 한정판매 안내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11일 오후 부산 북구 농협하나로클럽 부산점 천일염 판매대에 ‘1인 2포’ 한정판매 안내 문구가 부착되어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수산물 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수산물 기피 현상과 소금 사재기 등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소비자들의 수산물 기피 현상이 현실화됐다는 반응이 상인들 사이에서 나오면서, 정부가 수산물 안전 확보와 시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발 빠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오후 부산 수영구 민락동 횟집 센터 인근 상인들은 오염수 단어를 듣자마자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나가는 손님들이 횟집을 보고 괜히 표정을 찡그리면 상인들의 마음은 ‘쿵’ 내려앉았다. 손님 대신 한산한 공기만 횟집 곳곳을 채우고 있었다.

인근을 지나던 최 모(42) 씨는 “인터넷에 방사능 오염 물고기 사진들도 있던데, 분명 과장된 것들이겠지만 찜찜함은 어쩔 수 없다”며 “이럴 때 굳이 수산물을 챙겨 먹고 싶은 마음이 들겠냐”고 반문했다. 민락동에 거주한다는 주부 이 모(38) 씨는 “손님인 내가 봐도 횟집 센터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다”며 “특히 집에 아기가 있다 보니, 오염수 영향이 없는지 불안감이 있다. 수산물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회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나오는 것들에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산업계의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정부가 일본 오염수 방류 문제에 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상인들 사이에서도 오염수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이해되지만, 이런 불안감을 해소시켜 줄 정부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 것이 더 걱정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영구 민락회촌 김옥중 번영회장은 “방류 전인데도 횟집에 손님이 줄어든 것이 느껴진다”며 “특별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고 오염수와 관련해 정쟁화만 되고 있어 상인들 근심만 가득하다”고 말했다.

벌써 소금 사재기 움직임도 도드라진다. 정부가 발표한 천일염 산지가격(20kg 기준)은 지난 4월 첫 주 1만 4119원에서 이번 달 첫 주 1만 7807원으로 두 달 새 가격이 26.8% 뛰었다. 실제로 천일염 최대 생산지인 전남 신안지역의 천일염 가격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생산업계에 따르면 천일염 20kg짜리 한 포대 산지 가격은 약 2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 본격적인 천일염 생산에 들어간 지난 4월 초 1만 4000여 원에 거래됐던 천일염이 이번 달 들어 2만 원 선까지 오른 상태다. 두 달 새 40% 이상 폭등한 셈이다.

현재 소금가격 인상이 소매점에 즉각 반영되지는 않아 소비자에게 직접 체감되지는 않고 있지만, 일부 마트에서는 가격 상승을 우려해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부산점 측은 11일 “식자재 매장에 이례적으로 소금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전남 신안군·영암군 두 종류의 10~15kg 이상 대용량 소금을 판매하고 있다. 마트 측은 김장철도 아닌데 이처럼 소금이 빠르게 팔리는 현상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하나로마트 측은 현재 품절은 아니지만 빠르게 소진되는 물량을 채우기 위해 다양한 유통 채널을 물색하는 중이다. 하나로마트 부산점 관계자는 “주로 식당에서 평소보다 대용량 소금을 많이 사 가고 있다”면서 “아직 가격이 오르진 않았지만, 조만간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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