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왕, 마린스!' 첫선… “가능성은 충분히 본 것 같아요”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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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치아트페스티벌에서 쇼케이스 공연
“아역배우 특유의 감동” 기대할 만해
부산 초연은 7월 5일 부산시민회관

13일 오후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부산 창작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공연 장면. 라이브(주) 제공 13일 오후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부산 창작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공연 장면. 라이브(주) 제공

“창단 1년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야구단. 데이터 야구를 하는 안나 감독이 부임하면서 어마어마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부산 바다를 닮은 시원하고 유쾌하고 감동까지 넘치는 뮤지컬을 시작하겠습니다.”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개최 이틀째를 맞은 지난 13일 오후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지하 1층 크리스탈홀. 아트마켓 쇼케이스 첫날 세 번째 순서로 무대에 오른 ‘야구왕, 마린스!’가 700여 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망의 결승전 장면으로 시작됐다.

“전국 최고의 리틀 야구단 결승전답게 오늘 이 자리에 많은 분이 찾아주셨습니다. 결승전이기도 하지만, 결승전에 오른 그 팀을 보러 온 것 아닌가요? 바로 그 팀 말인가요?”라며 “마린 마린 마린 마린스~”를 힘차게 소개하는 남녀 캐스터의 대사가 이어지자 객석에선 실전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작품은 만년 꼴찌였던 리틀 야구단 마린스가 연고지인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리틀 야구계의 새로운 신화를 써 내려가는 과정을 통해 유소년 선수들의 꿈과 열정, 갈등과 화해, 성장과 우정을 그려낸다. 전체 출연진은 26명이지만, 이날 쇼케이스 무대엔 아역배우 11명과 성인 배우 5명 등 총 16명이 올랐다.

13일 오후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부산 창작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공연 장면. 라이브(주) 제공 13일 오후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부산 창작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공연 장면. 라이브(주) 제공

아역배우들의 경우, 아직은 사투리 구사가 어색한 게 연습이 더 필요해 보였는데, (재)부산문화회관과 공동 제작을 맡은 라이브(주) 측은 남은 연습 기간 동안 사투리 전문 코치를 붙여서라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내용으로 본 공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쇼케이스 공연이었지만, 야구를 소재로 한 가족 뮤지컬에 대한 관심 덕분으로 경북 영덕문화관광재단, 경남 밀양문화관광재단, 서울 성남아트센터, 경기 고양문화재단·김포문화재단, 충남 당진문화재단 등에서 라이브(주) 아트마켓 부스를 찾아 작품에 대해 문의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귀엽다, 기대된다, 야구로 뮤지컬을 만들어서 신기하다!” 등이었다.

라이브(주) 강병원 프로듀서는 “보통 뮤지컬을 만들면 좀 어리게 보이는 배우를 쓰는 편인데, 진짜 리틀 야구를 할 만한 아역배우들이면 싱크로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감정 이입을 하기 좋을 것”이라면서 “아역배우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성인 배역이 줄 수 없는, 성인 배우 이상의 감동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부산 창작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공연 장면. 라이브(주) 제공 13일 오후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부산 창작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공연 장면. 라이브(주) 제공
13일 오후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부산 창작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공연 장면. 라이브(주) 제공 13일 오후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 무대에 오른 부산 창작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공연 장면. 라이브(주) 제공

실제 이날 쇼케이스 무대에서 주인공 주현우를 연기한 김주안 아역배우는 감기 기운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무대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울먹였다는데 무대에 서자마자 배우로 돌변하는 모습에 놀랐다는 전언이다. 게다가 목이 멘 듯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무척 안타까웠는데 공교롭게도 그 대목 감정선이 잘 맞아서 코끝이 찡했다.

“쇼케이스를 하기에 무대가 좁아서 동선이 잘 안 나오고, 음향 등 공연 여건은 썩 좋은 편이 아니어서 아이들이 속상해하긴 했어요. 그래도 첫선을 보인 자리여서 가능성은 충분히 본 것 같습니다. 공연 후 야구 유니폼을 입고 아트마켓 부스를 돌면서 홍보하니까 다들 너무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거든요.”

강 프로듀서 발언에 이어 공동 제작사 (재)부산문화회관 이정필 대표도 “네트워킹 리셉션에서 만난 캐나다 시나르(CINARS·국제공연예술컨퍼런스) 비엔날레 질 도레 예술감독이 문예회관 쇼케이스 중에 ‘야구왕, 마린스!’가 가장 인상적이고 기획력이나 작품도 좋았다고 전해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이 밖에 엠비제트컴퍼니 고강민(총괄프로듀서) 대표는 “‘야구왕, 마린스!’는 부산의 이미지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공연 같다”면서 “아이들의 순수함과 열정이 공연 내내 미소짓게 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고 대표는 “7월에 부산서 초연하면 아들과 함께 가서 관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문화재단 심의현 공연기획팀장은 “역대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 중 가장 뜨겁고 행복한 반응을 끌어낸 작품”이라면서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 겪어봤을 법한 우리들만의 꿈과 우정을 상기시켜 주는 뮤지컬이었다”고 호평했다.

부산문화회관 유성근 문화예술팀장은 “전국 문예회관에서 남다른 관심을 보여준 건 캐릭터 뮤지컬이 아닌 가족 뮤지컬이 부족한 편이어서 그런 것 같은데, 올해는 공연을 잘 만들고, 내년엔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프로그램(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최·주관)으로 전국 공연장을 돌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 공연에 초청된 부산 창작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단체 기념 사진. 라이브(주) 제공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 공연에 초청된 부산 창작 뮤지컬 '야구왕, 마린스!' 단체 기념 사진. 라이브(주) 제공

다만, 강 프로듀서는 “창작 초연이다 보니 첫술에 배부를 순 없고, 홍보 등에선 여전히 불리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이번에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 작품에 초청돼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어서 기뻤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롯데 자이언츠 같은 야구단에서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런 지역 문화 콘텐츠에 관심을 두면 좋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야구왕, 마린스!’는 오는 7월 5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초연 무대를 갖는다. 공연은 7월 16일까지 이어진다. 이 작품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보면 가장 좋겠지만, 일곱 살 이후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제주=김은영 선임기자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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