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방사능 검출 땐 책임 지겠다”… 민주 “청문회 열자”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국힘, 수산업계 등과 TF 회의
“우리 바다 유입 땐 책임” 강조
여야 공동 전문가 토론회 제안
86그룹 운동권 출신 함운경 씨
“반일 부추기려는 것” 야권 비판
민주 “30일 결의안 통과 관철”

28일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 행사에 운동권 출신 함운경(앞 줄 맨 왼쪽) 씨가 초청 연사로 참석해 오염수 논란에 대해 “국내 반일감정을 부추기겠다는 명백한 의도를 갖고 시작한 싸움”이라고 밝혔다. 함 씨는 서울대 재학 중이던 1985년 미국문화원 점거사건을 주도했다. 연합뉴스 28일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 행사에 운동권 출신 함운경(앞 줄 맨 왼쪽) 씨가 초청 연사로 참석해 오염수 논란에 대해 “국내 반일감정을 부추기겠다는 명백한 의도를 갖고 시작한 싸움”이라고 밝혔다. 함 씨는 서울대 재학 중이던 1985년 미국문화원 점거사건을 주도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28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7개월 뒤 국내 해역에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능이 검출된다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야권의 후쿠시마 오염수 인체 위험성 공세에 맞서 당정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강수를 둔 것이다.

국민의힘 성일종 ‘우리 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해양수산부와 수산업계 대표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마친 뒤 “민주당은 검증되지도 않은 외국 자료를 인용하며 5∼7개월 후 우리 바다로 방사능 물질이 유입될 것이란 주장을 계속해 왔다”며 “5∼7개월 뒤 대한민국 바다에서 이런 방사능 물질이 나온다면 저희가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그간 축적된 데이터와 과학적 검증 등을 기반으로 오염수가 해양에 방류돼도 인체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해 왔다. 오염수 방류로 인한 ‘인체에 영향이 없다’는 메시지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여당이 정치적 책임까지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성 위원장은 “민주당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인한) 오염수 방출로 우리 바다에 어떤 영향도 없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고, 국제적 기준 내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한다면 문제가 없다는 것도 정확하게 알고 있다”며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당 대표를 비롯해 정치적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몇몇 정치인들에 의해 여론이 호도되고 있다면 후과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 위원장은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안전성을 검증하는 전문가 토론회를 여야 공동으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회의에서 TF와 수산업계는 오염수 방류 괴담으로 인한 수산업계 피해가 우려될 경우 적극 개입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성 위원장은 “소비 촉진을 위해 과감한 예산 편성을 통해 우리 어민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정책적 측면에서 대책을 세워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정부도 이날 오염수 방류와 관련, “올해 들어 분석한 내용을 보면 현재 개량된 다핵종제거설비(ALPS) 기준으로는 처리 후 오염수에서 배출기준 이상으로 검출된 방사성 핵종은 없는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날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함운경 씨는 국민의힘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에 강사로 나서 오염수 논란에 대해 “국내 반일감정을 부추기겠다는 명백한 의도를 갖고 시작한 싸움”이라고 야권을 비판했다. 함 씨는 1985년 서울대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 투쟁위원회) 위원장으로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함 씨는 강연에서 “이 싸움은 과학(정부)과 괴담(야당)의 싸움이기도 하고 더 크게는 반일민족주의와의 싸움, 자유를 위한 동맹을 지키는 싸움, 공화국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반일감정, 반일민족주의를 퍼뜨린 것이 저희들(운동권)”이라며 “전두환이랑 싸우기 위해 온갖 무기를 찾다가 마르크스·레닌주의, 주체사상도 있는데 가장 강력한 게 반일주의 감정이었는데 (이를 활용, 야당에서) 반일감정을 부추기려는 명백한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싸움이다. 이런 질 수 없는 싸움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나서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정부에 국제해양법 재판소 제소, 잠정 조치 청구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이 밸브를 열면 핵 물질 오염수는 우리나라 바다로 흘러들어온다. 시간이 없다”며 “민주당은 30일 본회의에서 결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게 여당과 협의하겠다. 검증 특별위원회 구성과 청문회 실시 등을 관철하도록 여당과 협상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27일 민주당 단독으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및 수산물 안전성과 어업인 보호 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