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이어 과자도 줄줄이 가격 인하… 다음은?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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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권고에 라면 가격 떨어지자
13년 만에 제과류 값도 동반 인하
빵·빙과류 등도 참여 여부에 관심
맥주·소주 값 상승률도 둔화 기미
내달 수입 캔맥주 값 인상이 고비

라면업계에 이어 제과·제빵업계도 릴레이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시중의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 연합뉴스 라면업계에 이어 제과·제빵업계도 릴레이 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시중의 한 대형마트 라면 판매대. 연합뉴스

라면업계가 제품가격을 내리자, 제과·제빵업계도 릴레이 가격 인하에 나섰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와 해태제과는 28일 일부 과자제품 가격을 내린다고 밝혔다. 롯데웰푸드는 현재 편의점에서 1700원에 판매되는 과자 3종인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의 가격을 오는 7월 1일부터 1600원으로 내린다.

해태제과도 같은 날 ‘아이비 오리지널’ 가격을 10% 인하한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원·부재료 가격 상승이 지속돼 원가 부담이 높은 상황이지만, 고객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제품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오뚜기도 7월 1일부터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고 이날 밝혀 라면 주요 3사가 모두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제품별 인하율을 보면 스낵면이 5.9%, 참깨라면과 진짬뽕이 각각 4.3%, 4.6%다.

농심과 삼양식품이 라면 가격 인하를 결정한 지 하루 만에 일부 제과업체가 과자 값을 내려 가격 인하 움직임이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앞서 국제 곡물 가격 하락을 거론하며 라면 가격 인하를 권고한 지 9일 만에 라면업계가 호응했다. 식품업계의 일제 가격 인하는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이제 빵과 아이스크림 등 다른 품목의 가격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SPC삼립도 빵 가격 인하를 위한 내부 검토에 돌입했다. 가격을 내릴 품목과 인하율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겠다는 것이다.

소비자단체의 압박도 이미 시작됐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8일 성명을 내고 “SPC삼립은 지난 2월 50여 제품 가격을 평균 12.9% 인상했다”며 “밀가루 가격이 안정화된 지금은 가격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농가의 생산비 상승으로 원유 가격 인상을 논의하는 상황이어서 빵과 아이스크림, 치즈 등 우유를 재료로 사용하는 식품 가격의 인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CU와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7월 1일부터 음료와 아이스크림, 안주류, 통조림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25% 인상한다고 밝혔다. 매일유업도 19개 치즈제품의 가격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한편 올해 들어 맥주와 소주의 물가 상승률은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압박 영향으로 대폭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맥주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7.09로 지난해 동월보다 0.1% 내렸다. 맥주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작년 1월(-0.01%)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맥주 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7.0%에서 2월 5.9%, 3월 3.6%, 4월 0.7%로 점차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고 5월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주도 비슷한 상황이다. 소주 물가 상승률은 1월 8.9%에서 2월 8.6%로 낮아진 데 이어 3월 1.1%로 급락했고, 4월 0.4%에 이어 5월 0.3%로 상승 폭이 더 줄었다. 내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수입 캔맥주 묶음 가격이 1만 1000원에서 1만 2000원으로 9.1% 인상될 예정이어서 맥주 물가 상승률이 다시 오를 수는 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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