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에어컨 온도를 높이면 휘발유 사용을 줄일 수 있을까? [궁물받는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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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고, 온몸이 찝찝해지는 덥고 습한 여름이 왔습니다. 비가 쏟아질 듯 말 듯 애태우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대중교통보다 편하게 혼자 탑승할 수 있는 자동차를 더 자주 이용하게 됐는데요. 습한 날씨에 에어컨을 작동시키고 주행하다 보면 어느새 휘발유 잔량이 훅훅 줄어들어 있습니다. 기름값이 여전히 비싼 요즘 조금이라도 연료를 아껴보고자 에어컨 온도를 최저로 설정하기보단 외부보다 2~3도만 낮게 설정하거나 창문을 열고 주행해왔었는데, 실제로 연비에 도움이 되는 행동이었을까요? 한국에너지공단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Q1. 자동차 에어컨 사용과 차량 연비에 관련이 있나요?

내연기관(휘발유, 경유) 자동차에 한하여, 자동차의 에어컨 가동 시 에어컨 컴프레서가 작동합니다. 이는 엔진에 주행 외의 추가적인 부하를 주므로 자동차의 연비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휘발유차와 경유차 모두 에어컨 가동했을 때의 연비가 가동하지 않았을 때보다 최대 31.43%(3.1km/L) 저하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Q2. 에어컨 설정온도와 연비에 관련이 있을까요?

자동차 에어컨 가동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에어컨과 달리 컴프레서 작동에 의한 에어컨 냉매량이 일정합니다. 설정 온도에 따라 엔진 폐열(히터)을 혼합하여 온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설정 온도에 따른 연비 저하의 영향성은 낮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에너지공단 자동차연비센터에서 휘발유차와 경유차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풍량을 최대로 켜고 에어컨 온도를 18도, 22도, 26도로 설정해 실험한 결과, 설정 온도에 따른 연비 영향성은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Q3. 겨울철 히터 사용 시에도 연비가 낮아질 수 있나요?

히터는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순수한 폐열(엔진이 가동되면서 발생하는 열에너지)을 활용하기 때문에 엔진에 추가적인 부하를 발생시키지 않아 연비 저하와 연관성이 없습니다.


Q4. '기름을 아끼겠다'며 에어컨을 켜는 대신 창문을 열고 주행하는 운전자도 있습니다. 실제로 연비 상승에 도움이 될까요?

창문을 열고 주행하게 되면 주행 중 공기저항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연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에어컨 가동과 창문 열고 주행에 대한 연비 연관성은 추가적인 시험 검증이 필요합니다.


에어컨 설정 온도를 높여 연료 소모를 줄이겠다는 기자의 잔꾀는 큰 의미가 없었지만, 온도에 대한 고민없이 에어컨을 사용해도 된다는 점에 주목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겨울철 히터 사용 시에는 따로 연료가 소모되지 않으니, 더 따뜻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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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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