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집단” vs “일본 대변인”… 더 독해진 여야 비방전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일 방류 임박설에 극한 대결 국면
“반일 선동” “안전 포기” 상호 비난
“오염수와 일 수산물 안전은 별개”
정부, 일 수산물 금수 유지 해명

여야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놓고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박성훈(위 사진에서 네 번째) 해수부 차관이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해양방사능 조사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위). 핵 오염수 투기 저지 대한민국 의원단이 11일 일본 도쿄고등법원 재판소 앞에서 열린 일본 탈핵시민사회 연대 집회에 참가했다. 연합뉴스·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국회의원단 제공 여야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놓고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박성훈(위 사진에서 네 번째) 해수부 차관이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해양방사능 조사 위치를 설명하고 있다(위). 핵 오염수 투기 저지 대한민국 의원단이 11일 일본 도쿄고등법원 재판소 앞에서 열린 일본 탈핵시민사회 연대 집회에 참가했다. 연합뉴스·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국회의원단 제공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 공방전도 극한 대결로 치닫고 있다. 여당은 야당을 향해 “오염수 집단”이라고 비난했고 야당은 여권이 “일본 정부의 대변인”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전날 이순신 장군의 그림을 배경으로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것을 거론하며 “이순신 장군을 반일 선동에 이용하는 것부터가 역사 오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반일 선동도 맥락이 있어야지, 오염수와 임진왜란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며 “철저하게 해류와 날씨를 점검해 과학적으로 전술을 펼친 분이 이순신 장군”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민주당 자체가 오염수 집단으로 변질했다”며 “반일 프레임 이용해 먹으려고 하다가 안 통하니 반유엔이 됐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오염수 방류 반대 시민단체가 ‘광우병 반대’ 시민단체와 대부분 동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힘 시민단체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인 민경우 대안연대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위 8차 회의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후쿠시마 공동행동(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은 2008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사실상 인적·조직적 구성이 같다”면서 “주관적일 수 있으나 (두 단체가) 80% 이상 일치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방류 보류를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민 안전을 위한 3대 조치를 제안한다”며 “첫 번째는 대통령께서 일본의 후쿠시마 핵물질 해양 투기 잠정 보류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둘째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와 잠정조치 청구를 즉각 추진하는 것”이라며 “올해 열리는 런던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의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원내대책단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민안전과 어민들의 생계 보호를 포기하면서까지 윤석열 정부가 나서서 일본 정부의 핵 오염수 해양 투기를 지지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이날 일본 야당 의원들과 만나 “방류를 멈출 수 있는 국제 연대”를 강조했다. 이들 의원은 일본 방문 이틀째를 맞아 일본의 ‘원전 제로 재생에너지 100 모임’ 소속 국회의원, 사회민주당 의원들과 면담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편 정부는 오염수 방류와 일본 수산물 수입을 연계하는 주장은 잘못이라고 강조하며 수입금지 유지 방침을 밝혔다. 박구연 국무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일일 브리핑에서 “IAEA 보고서는 후쿠시마 바다에 대한 것이 아니라 도쿄전력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의 안전성에 대한 평가”라며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금지를 연계하려는 주장은 잘못된 전제를 기반으로 전개된 거짓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런 설명은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지난 8일 한국 방문 중 진행한 언론 인터뷰에서 ‘오염수를 안전하게 처리해 방류하면 후쿠시마산 수산물도 오염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박 차장은 “그로시 사무총장도 방류된 오염수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오염이 없을 거라는 의미로 말한 것이지 평가 대상도 아닌 기존 후쿠시마 바다의 상태를 두고 발언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