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업 끝낼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해법 찾아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곳곳서 혼란… 부산시민 가장 큰 피해
정규직 전환 해결, 정부도 뒷짐 안 돼

13일부터 시작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으로 전국의 의료 현장 곳곳에서 진료 차질과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환자들이 퇴원한 부산대병원 입원실. 정종회 기자 jjh@ 13일부터 시작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으로 전국의 의료 현장 곳곳에서 진료 차질과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환자들이 퇴원한 부산대병원 입원실. 정종회 기자 jjh@

13일부터 시작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의 총파업으로 전국의 의료 현장 곳곳에서 진료 차질과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19년 만의 무기한 총파업으로 예정된 수술과 진료는 연기되고, 입원 환자들은 퇴원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총파업에서 부산대병원의 비정규직 문제가 최고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부산대병원 환자들이 더욱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달리 얘기하면 부산시민이 전국에서 총파업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대표 의료기관인 부산대병원의 기능이 사실상 멈추면서 그 피해가 애꿎은 부산시민에게 집중되고 있는 셈인데, 분통 터질 일이다.

서울에선 이른바 ‘빅5’ 병원이 모두 파업에 불참해 진료의 마지막 보루는 남겨 놓았다. 그러나 부산에선 가장 큰 대형 병원인 부산대병원이 양산부산대병원과 함께 진료를 중단하면서 연쇄 의료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14일까지 예정된 두 병원의 수술 일정은 모두 미뤄졌고, 예약 환자는 물론 입원 중이던 기존 환자들까지 대거 퇴원했다. 병원에서 내쫓긴 환자들은 입원할 다른 병원을 찾느라 발을 동동 굴렀다. 부산은 물론 경남, 울산권까지 어린이 진료를 전담하는 양산 부산대어린이병원도 일부 중환자를 제외한 대부분 환자를 퇴원 조치했다. 부울경 지역의 어린이 환자에 대한 일상적인 입원과 수술은 말 그대로 공백 상태다.

이런 사태가 초래된 데에는 부산대병원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오랜 갈등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병원의 미화·시설·주차·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500명의 정규직 전환은 이미 2017년부터 제기된 현안이었지만, 병원 측과 노조는 아직도 그 이견을 줄이지 못했다. 노조는 전국 14개 국립대병원 중 유일하게 정규직 전환을 미루는 병원 측의 무신경을 탓하고, 병원 측은 직접 고용에 대해 검토할 게 많다며 여전히 반대다. 하지만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사용자인 병원 측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공공재인 국립대병원을 잘 관리할 책임은 누가 뭐래도 병원 경영진에게 있다.

부산대병원 노조는 이번 산별 총파업이 끝나더라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노조의 방침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이 문제로 수차례나 병원이 진통을 겪었던 과거를 상기할 때 이참에 비정규직 전환은 반드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아무래도 사용자인 병원 측이 먼저 유연한 자세로 노조와 소통하면서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겠다. 직접 고용에 따른 정원이나 임금 총량제가 문제라면 권한을 쥔 기획재정부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또 지역 정치권에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노조 역시 사태 해결에 협조할 것은 협조해야 한다. 아픈 시민을 계속 이대로 놔둘 수야 없지 않겠는가.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