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여름휴가] 예술을 느끼며…문화로 충전하는 휴식
볼 만한 부산 전시들
반복되는 일상과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예술 작품으로 다독여도 좋을 것이다. 도심에 머무르는 휴가를 계획한 시민이나 부산을 찾아온 외지인이 보기 좋은 전시를 권역별로 추천한다. 리스트에는 빠져 있지만 부산시립미술관과 부산현대미술관의 전시도 꼭 챙겨보기를 권한다.
◆달맞이언덕과 해운대
달맞이언덕에서는 원로부터 신진까지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카린 ‘은유적 풍경’에서는 3인의 작가가 보여주는 세 개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초록색, 파란색, 붉은 계열의 색이 어우러진다. 김찬송 작가는 여러 대륙에서 수집된 식물들이 함께 자라는 모습을 보고 ‘이방의 것이 기존 사회 속에 들어와 혼란을 만들어내며 다른 풍경을 이루는 모습’을 그려냈다. 이소윤 작가는 어린 시절 삼대가 함께 살았던 양옥집의 추억을 담은 그림과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허보리 작가는 식물들이 자라나는 모습에서 출근길 사람들을 부지런함을 읽어낸 작품 등을 소개한다. 8월 27일까지.
조현화랑 달맞이는 ‘김홍주 개인전’을 오는 30일까지 개최한다.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김홍주 작가의 작업 세계 전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이다. 세필붓으로 그린 회화 작업이 손으로 만져볼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는 독특함에 매료된다. 지난해 리모델링을 완료한 전시장 2층 한쪽에 설치된 통유리를 통해 해운대 바다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갤러리 아트숲은 8월 30일까지 100번째 기획전 ‘슈거-프리’전을 진행한다. ‘너 자신을 찾아라’는 부제목으로 열리는 전시에는 참된 자아를 찾는 욕구와 욕망의 경계를 고민하는 작가 21명의 작품을 전시한다. 갤러리 이듬은 사진가 김미경의 ‘포레스트’전을 8월 25일까지 개최한다.
해운대 해변 근처 갤러리에서도 다양한 전시가 열린다.
1975년에 건립된 대림맨션 305호에 위치한 갤러리 이알디 부산 ‘방황에는 비용이 든다’는 장가노 개인전이다. 서브컬처 기반의 일러스트와 회화 작업을 병행하는 작가의 작품 32점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와 같은 건물 내에 있는 향수·패션·디저트 가게도 같이 방문하면 재미가 배가 된다. 30일까지(월·화요일, 공휴일 휴관).
조현화랑 해운대에서는 숯의 작가 이배의 붓질 작업과 이를 바탕으로 제작한 브론즈 조각을 오는 30일까지 볼 수 있다. 파라다이스호텔 신관 지하에 있는 갤러리 마레에서는 키덜트적 유희로 현대인의 치유를 시도한 이지현 작가의 개인전이 30일까지 열린다. 그랜드조선 부산 4층에 있는 OKNP(옛 가나부산)는 29일부터 아티스트북을 주제로 한 ‘BAAA:Books As Art As’를 개막한다.
해운대구청 인근의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스라엘을 주제로 한 사진전 ‘세이크리드 랜드’도 추천한다. 고은사진미술관도 22일부터 새 전시를 시작한다. 한독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독일 사진가 울리히 뷔스트의 작품을 선보인다.
◆수영강변과 광안리
복합문화공간 F1963 인근과 수영강변을 따라 광안리까지 미술 전시가 이어진다.
갤러리이배 ‘워킹 앤 리빙’은 30대부터 60대까지 여성 작가 4인의 작업을 소개한다. 김시원, 정직성, 이진이, 염진욱 작가는 각자의 회화적 언어를 통해 삶을 통찰하는 보편적 관심사와 진리가 세대와 무관함을 작품으로 확인시킨다. 9월 2일까지.
F1963 내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홈 스토리즈’에서는 혁신적 인테리어 디자인의 변천사를 볼 수 있다. 인근 망미골목의 현대미술회관, 전시공간 보다 등도 작지만 새로움이 있는 전시장이다.
수영강변에 위치한 이웰갤러리 센텀점에서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오는 28일까지 열리는 청년작가 지원전 ‘샤이닝 #2’에는 박민혁, 박신영, 유시안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웰갤러리 연산점에서는 ‘샤이닝 #2’에 참여한 작가들의 개인전이 10월 초까지 릴레이로 이어진다.
민락동 미광화랑은 부산 작가 김도플 개인전 ‘하드보일드-러브’를 25일까지 개최한다. 지난 15일 오픈한 비트리갤러리 부산은 8월 26일까지 이상원 작가 개인전을 진행한다. 주택을 개조한 공간에서 이 작가가 그려낸 바다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원도심 그리고…
삶의 흔적이 담긴, 오래된 건물들이 전시장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부산광역시중구문화원에서 열리는 ‘부산행’은 금속공예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금속 제3그룹 소속 65명의 작가들이 일상 속 예술로 자리한 금속공예 작품을 선보인다. 1933년에 건립된 왜양절충식 건축물 옛 다테이시 주택과 부속 일본식 창고의 내부를 돌아보고 작품 감상까지 할 수 있는 기회다. 28일까지.
동광동 인쇄골목에 위치한 오픈스페이스 배는 29일부터 박철호 개인전 ‘아토믹 보이:지상 최근의 쇼’를 개최한다. 대청로 갤러리 플레이리스트는 박세진, 은유영, 민완기 3인전 ‘샤인 포 미:눈이 부시게’를 8월 5일까지 연다. 빛을 섬세한 감각으로 바라보고 관찰한 작업을 보여준다.
민주공원 기획전시실에서는 23일까지는 민중미술 판화가 남궁산 작가 특별전을 개최한다. 8월 5일부터는 ‘민중미술의 현장/식민지구 2023-먹힐 듯 말 듯’이 이어진다.
이 외에도 부산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에릭 요한슨 사진전, KT&G상상마당 부산의 요시고 사진전, 스타트플러스 부산(피아크)의 백남준과 베르나르 뷔페 전시 등도 부산에서 즐길 수 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