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체감 35도 ‘땀 줄줄’… 한밤에도 사흘 연속 ‘찜통’
무더위 속 해수욕장 방문객 회복세
해운대·광안리 일주일 새 배 증가
밤에도 26도 넘어 온천천 등 몰려
기상청 “열대야 내주까지 계속”
기장갯마을축제 등 손님맞이 분주
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오자 부산의 해수욕장을 찾는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폭염으로 시내 곳곳에서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나 당분간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해수욕장. 체감온도가 35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 탓에 해수욕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피서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수영복으로 갈아입으려는 피서객들은 해수욕장 입구에 마련된 탈의실 앞에 길게 줄을 섰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날씨에 기다리는 걸 포기한 일부 피서객은 사람 시선을 피해 재빨리 옷을 갈아입은 뒤 바다로 뛰어들었다.
백사장을 가로질러 바다 한가운데로 들어가자 사람들의 환호성이 귀를 찔렀다. 형형색색 튜브에 몸을 맡긴 피서객들은 파도가 넘실거릴 때마다 즐거운 비명을 질러댔다. 물놀이에 지친 피서객들은 백사장에 설치된 파라솔 아래에서 음식을 먹으며 휴식했다. 파라솔, 튜브 등을 대여하는 봉사단체 관계자들은 밀려드는 방문객에게 물놀이용품 대여를 권유하는 등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긴 장마 탓에 부산 7대 해수욕장의 방문객은 전년보다 100만 명가량 줄었지만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지난주부터는 회복세를 보였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의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은 지난 22일 22만 8673명에서 29일 57만 8048명으로 한 주 만에 배 이상 늘었다. 해운대해수욕장 방문객은 22일 9만 8128명에서 29일에는 27만 57명을 기록했다. 광안리해수욕장 방문객도 22일 6만 2930명에서 29일 14만 1914명으로 크게 늘었다. 30일에도 피서객 50만 명 이상이 부산의 해수욕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8월 초 부산에는 최고기온 32도에 육박하는 더운 날씨가 예보돼 피서객의 발길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불볕더위는 밤까지 이어져 열대야 현상도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지난 28일부터 사흘째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밤사이 부산의 최저기온은 26.7도로 사흘 연속 열대야 현상을 보였다. 폭염에 지친 시민들은 저녁 시간에 해수욕장이나 온천천 등을 찾아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었다. 기상청은 당분간 비 소식이 없어 열대야 현상이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청은 “부울경은 매우 무더운 날씨를 보여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피서객이 7월 말~8월 초 사이에 바닷가를 가장 많이 찾는 만큼 각 지자체는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기장군은 지난 29~30일 일광해수욕장에서 기장갯마을축제를 열었다. 오영수 작가의 단편소설 ‘갯마을’을 주제로 한 이번 축제에서는 해녀 길놀이 퍼레이드, 갯마을 콘서트 등이 진행됐다. 수영구도 30일 오후 9시부터 1시간 동안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발코니음악회’를 개최했다. 시는 다음 달 1~6일 해운대해수욕장과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줌바댄스공연, 해변살사댄스 페스티벌 등이 포함된 ‘제27회 부산바다축제’를 연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