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때문에 잼버리 개영식에 온열환자 속출? "멀리서 왔는데 행사 때 체력 소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에서 온열환자가 속출한 가운데, 그 이유로 'K팝'이 지목됐다.
3일 대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개영식에서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108명은 온열질환자로 파악됐다.
당시 조직위는 소방 당국으로부터 행사 중단 요청을 받았지만 사안이 중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불꽃놀이만 생략하는 수준으로 행사를 끝마쳤다.
이와 관련해 최창행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취재진에게 '개영식에서 많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이유'를 질문 받자 'K팝'을 언급했다.
최 사무총장은 "참가자들이 멀리서 온 데다, (날씨 등에) 적응이 안 돼서 다수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나 싶다"면서 "(개영식에) K팝 행사가 있었는데 (청소년들이) 에너지를 분출하고 활동하다 보니 체력을 소진해서 환자가 많이 발생한 걸로 파악했다"고 답변했다.
또 "어느 나라에서 치르는 잼버리에서든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온열질환자 수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잼버리 야영지 내에서 추가로 있을 대형 행사와 관련해서는 "그때그때 상황 회의를 통해서 적절히 대응해나갈 계획"이라며 "K팝 공연은 에너지를 예상외로 더 소모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겠다"고 설명했다.
더위로 인한 온열환자가 속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온열질환 예방과 대응을 위해 30명의 의사, 60명의 간호사 인력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사무총장은 "폭염 속에서 대회 참가자뿐 아니라 의료진도 지칠 수 있으니 냉방장치를 추가로 설치하겠다"며 "중증의 온열환자가 발생하면 원광대병원, 군산의료원, 전북대병원 등 5개 협력병원으로 후송할 수 있는 의료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소년정책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중환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사를 강행하고 있는 정부와 잼버리 조직위원회를 규탄한다"며 행사 축소 시행을 촉구했다.
정책연대는 "개영식에서 84명이 실려갔는데 주최 측은 중환자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30분이나 더 행사를 강행했다. 정부와 조직위의 태도는 무사안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즉각적으로 행사 일정을 축소하고 프로그램을 변경하는 등 긴급 조치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청소년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라"고 요구했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