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2027년 세계청년대회는 유럽 서쪽 국경에서 극동 아시아로 (무대를) 옮길 것입니다. 한국 서울!” 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현지 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테주공원에서 2023년 세계청년대회 폐막일 미사 후 차기 개최지로 한국 서울을 발표했다. 한국 청년들은 제대에 올라 태극기를 펼쳐 보이며 환호했고 전 세계 200만 명의 참가자들이 박수와 함성으로 축하했다. 교황은 “(서울 개최가) 교회의 보편성을 보여 주는 아름다운 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4·1985년 바티칸에 전 세계 젊은이들을 초청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청년들의 열정에 감명한 교황은 ‘세계 젊은이의 날’을 선포했고 이를 기념해 세계청년대회가 이어졌다. 1회 대회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렸고 2~4년마다 전 세계 청년들이 모여 신앙을 성찰하고 사회 문제를 토의하는 가톨릭 축제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5~6일의 대회 기간 전 세계에서 수십만~수백만 명이 모인다. 아시아에서 처음 열린 1995년 필리핀 대회에는 500만 명가량 운집해 교황이 참가한 최대 행사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논란이 되고 있는 새만금 잼버리 행사 공식 참가자가 4만 5000명이다.
세계청년대회가 갖는 또 다른 큰 의미는 교황 방문이다. 2014년에 이어 13년 만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두 번째 한국 방문이 성사되는 것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4·1989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역사적으로 교황의 네 번째 방한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기아의 소형차 쏘울을 타고 등장해 평소 검소한 생활 그대로를 보여 줬다. 세월호 유족, 위안부 피해자,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낮은 행보로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특히 교황은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여러 번 밝힐 정도로 한반도 평화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세계청년대회는 대규모 국제 행사로 갖는 의미도 크다.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달리 참가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행사로 최단기간 가장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할 전망이다. 리스본 대회의 경제적 생산 효과가 1조 5000억 원으로 추산되기도 했다. 한류가 세계를 휩쓸고 있는데 전 세계 많은 젊은이가 한국을 찾아 한국 문화를 꽃피울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 한국에서 교황이 세계 젊은이들과 평화를 기원하는 모습을 그려 본다. 강윤경 논설위원 kyk93@busan.com
강윤경 논설위원 kyk9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