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인파 몰린 부산 해수욕장, 사건·사고도 몰렸다
두 달간 1129만여 명 찾아
지난 주말에만 170만 명 방문
불법촬영 등 성범죄 6건 달해
다치거나 구조된 시민 646명
지난 6월 부분 개장에 돌입한 부산 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이 두 달간 1000만 명을 훌쩍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피서객이 대거 몰리자 불법 촬영을 포함한 성범죄가 발생하고, 600명이 넘는 피서객이 다치거나 구조되는 등 사건·사고도 잇따랐다.
7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해수욕장 부분 개장이 시작된 지난 6월부터 두 달간 10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바다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일 기준 부산 해수욕장 누적 피서객 수는 1129만 1646명을 기록했다. 최고기온이 35도에 육박하는 등 무더위가 찾아온 지난 주말에는 17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휴가철을 맞아 바닷가를 찾는 피서객이 급증하자 불법 촬영을 포함한 성범죄 피해가 이어졌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 해수욕장 전면 개장 이후 한 달간 6건의 성범죄 피해가 접수됐다. 지난 2일 오후 4시 35분께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물놀이 중이던 여성의 신체를 만진 미얀마 국적 20대 남성이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됐다. 지난달 26일에는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여성을 불법 촬영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외에도 해운대해수욕장과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여성을 불법 촬영한 4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6명 중 3명은 외국 국적(미얀마, 네팔, 홍콩)이었다.
해수욕장 개장 기간 부산에서는 600명이 넘는 피서객이 다치거나 구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지난 6일까지 해수욕장에서 구조되거나 다쳐 응급치료를 받은 인원은 646명에 달했다.
지난 6일 낮 12시 30분께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에서 조개를 캐던 50대 남성이 갑자기 들이친 바닷물에 고립됐다 구조되는 등 지난 6일에도 12명이 구조됐다. 구조 인원 106명 중 58명은 수영을 능숙하게 하지 못하는 상태로 깊은 바다까지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술을 마신 상태에서 물에 들어갔다 구조된 인원도 7명에 달했다.
물놀이 중 다쳐 응급치료를 받은 사람은 540명으로 대부분 찰과상 등 외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사병 증상을 호소한 피서객은 4명이었고, 해파리에 쏘이는 피해를 본 사람도 21명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송정해수욕장에서 한밤중 바다로 뛰어든 60대 남성이 숨진 사고를 제외하고 사망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기후위기 등의 영향으로 부산 해수욕장에서 해마다 이안류 피해가 되풀이되는 가운데 올해도 이안류 영향으로 바다로 떠내려간 5명이 구조됐다. 해운대해수욕장의 경우 지난해 개장 기간 91일 중 87일가량 이안류가 발생했다. 송정해수욕장에서도 개장 기간 91일 중 88일가량 이안류가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갑작스레 이안류에 휩쓸릴 경우 섣불리 헤엄치지 말고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이안류의 경우 파도가 바다로 되돌아가 나가는 힘이 매우 강해 일반인이 물살을 헤쳐나오기는 어렵다”면서 “이안류를 만났다면 타고 있는 튜브, 구명조끼에 의존해 몸을 맡긴 뒤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반드시 수영해야 할 상황이라면 해안가가 아닌 45도 각도로 헤엄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