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 가리고 나서…” 부산시, 퐁피두 계약 또 연기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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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심사 면제 과정 위법 소지”
시민단체 감사원 공익감사 신청
강행하면 의혹만 키울 우려 감안
감사원 감사 개시 여부 결정되는
5월 말까지는 관련 일정 멈출 듯
이달 말 기본계약 체결도 재연기

부산시가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 사업의 기본계약 일정을 연기했다. 사진은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 부산일보DB 부산시가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 사업의 기본계약 일정을 연기했다. 사진은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 부산일보DB

부산시가 추진 중인 프랑스 퐁피두센터 분관 유치 사업의 기본계약 시한이 한 차례 더 연기된다. 당초 이달 말까지 기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지만, 시민단체의 공익감사 청구에 시가 감사로 시시비비를 가린 후 추진하겠다며 계약 일정을 연기했다. 감사 개시 여부가 결정되는 5월까지 퐁피두 관련 일정은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와 프랑스 조르주 퐁피두 국립예술문화센터(이하 퐁피두센터)는 오는 31일을 기본계약 체결 시한으로 두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앞서 양 측은 시한을 지난해 12월 31일로 정했지만 ‘세부적인 조율에 물리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달 31일로 기한을 연기한 바 있다.

이 사이 부산시와 퐁피두센터 측은 화상회의를 통해 협상을 이어나갔고, 잡음이 일었던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간의 갈등도 일단락됐다. 앞서 부산시의회는 서울 분관과의 사업 중복 문제, 고가의 로열티 지급 등을 놓고 반대 의사를 밝혔었다. 그러다 현재는 부산시가 퐁피두센터와 기본계약 초안을 마련하면 이를 보고받은 뒤 승인 여부를 결론짓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측은 “1년 넘게 논쟁이 이어지면서 사업 추진에 대한 의혹과 절차상의 문제는 대부분 해소가 됐다”라며 “해외 전시기획 등 부산에 보다 높은 수준의 문화 인프라를 조성한다는 취지에 공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산시의회는 오는 24일 폐회 예정으로 회기를 시작했지만, 해당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달 초 부산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분관 유치 사업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를 신청하면서 기한 내 협약은 어렵게 됐다.

시민단체는 공익감사를 청구하며 ‘부산시가 투자심사와 타당성 조사 의무를 위법하게 면제받았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규모 사업에는 행정안전부 장관의 투자심사와 전문기관의 타당성 조사 의뢰가 의무 사항인데, 비상경제장관회에서 의결 받았다는 핑계로 이를 회피했으니 감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글로벌허브 도시 도약을 위해 왜 하필 필요한 게 미술관이며, 왜 많은 미술관 중 퐁피두 센터인지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다”라며 “엑스포 붐 업을 명분으로 투자심사를 면제받았던 사업은 엑스포 유치가 실패했으니 면제 받아서는 안 된다”라고 밝혔다.

공익감사 청구에 대응해 부산시도 감사 준비에 착수하며 이달 말로 예정됐던 기본계약은 연기 수순에 들어갔다.

퐁피두센터와 법률 검토 등을 이어가며 계약안의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 중인 부산시는 이와 더불어 공익감사를 통해 그간의 시비를 가리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구된 감사에 강행 입장을 밝혀봤자 새로운 의혹만 제기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감사원이 시민단체가 제기한 공익감사를 개시할지, 종결할지는 빠르면 5월이나 되어야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문화국 측은 “비상경제장관회의의 투자심사 면제 결정은 엑스포 유치가 불발된 2024년에 이뤄져서 엑스포를 핑계 삼았다라는 건 엄연히 사실과 다르다”라며 “오는 6월 예정된 퐁피두센터 서울 분원 재개관 이후 서울에서 유명 전시가 이어지면 지역에서도 분관 유치에 대한 당위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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