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융 공공기관장 대세는 ‘서팔남’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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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곳 가운데 7곳 수장 서울대 출신
문재인·윤석열 정부서 모두 중용
상급 부처 장차관과 사이도 각별

부산 주요 금융기관에서 서울대 1980년대 학번들이 잇따라 주요 요직을 꿰차면서 지역 금융권 핵심 인맥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팔남’(서울대·80년대 학번·남성)이 득세하며, 전현 정부를 구분하지 않고 지역 금융권에 있어 서울대 사랑은 남다른 모양새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은 7일 이명호 제2대 원장이 공식 취임했다고 밝혔다. 이 신임 원장은 서울대 법학과 83학번으로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구조개선정책관 등을 거쳤다.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 금융 공공기관 8곳 가운데 7곳의 사장, 이사장 등이 서울대 출신이다. 학과별로는 국제경제학과(3명), 법학과(3명)가 가장 많았다.

국제경제학과 출신은 한국거래소 손병두 이사장(83학번), 한국주택금융공사 최준우(87학번) 사장, 한국은행 부산본부 김기원 본부장(88학번) 등이며 법대 출신은 주택도시보증공사 유병태 사장(82학번), 이명호 원장(83학번), 기술보증기금 김종호 사장(80학번) 등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이순호 사장은 이들 가운데 유일한 경제학과(86학번) 출신이다.

취임 시점으로 보면 직전 문재인 정부에서는 손병두 이사장, 최준우 사장, 김종호 사장 등 3명, 윤석열 정부에서는 유병태 사장, 이순호 사장, 김기원 본부장 등 3명이 고루 임명됐다. 이명호 신임 원장의 경우 문재인 정부에서 예탁결제원 사장으로 지낸 뒤, 박형준 시정에서 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으로 선정됐다. 진영과 관계없이 금융 인사에 있어서는 서울대가 우선적으로 추천되는 모양새다. 부산 금융 공기업 CEO 가운데 유일한 비서울대 출신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권남주 사장이다. 권 사장은 1979년 광주상고를 졸업해 2003년 한국방송통신대를 졸업했다.

현 정부 들어서 선임된 기관장들은 상급 부처 장차관과의 밀접한 연결고리가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예탁원 이순호 사장은 윤석열 정부 핵심 금융 인사로 꼽히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동기로 금융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두 사람은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캠프에서 경제 분야와 관련해 핵심 참모 역할을 맡아온 인물이다.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 유병태 사장도 상급 기관인 국토교통부의 원희룡 장관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 사이다. 원 장관은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캠프에서 상대 후보인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일타강사’로 종횡무진한 바 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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