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국가 세력 언급 두고 평가 갈려
국힘 “단호한 대응 표명” 호평
정의 “나치 괴벨스 선동문 유사”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오른쪽부터) 대표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여야는 ‘공산전체주의 세력’ ‘반국가 세력’에 맞서 이기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극과 극’의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반국가 세력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호응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극우 유튜버의 독백”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15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번영하는 대한민국, 자유·인권·평화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호평하면서 야당의 반응에 대해서는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면서 민주당을 향해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는 반국가 세력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비난하는 이유, 눈에 보이는 반국가 세력을 없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북한의 지령을 받고 반국가 활동을 하다 적발돼 재판을 받는 세력이 지금도 엄연히 존재한다. 그들을 비호하는 세력을 도대체 뭐라 불러야 하는가”라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오늘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없었다”며 “극우 유튜버나 아스팔트 우파 같은 독백만 있었을 뿐”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 채널에 심취해 유신 독재 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닌지 깊이 의심된다”며 “혹시 공산 세력, 반국가 세력에 맞서 외롭게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은 아니냐”라고 비꼬았다.

정의당 이재랑 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족 통합과 화합의 뜻을 기리는 광복절 취지에 정반대된다”며 “대통령 경축사라기보다 나치 괴벨스 선동문에 가까운 가히 충격적이고 참담한 연설”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당을 탈당해 중도 지향의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금태섭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땐 광복회장이 친일파 타령을 하면서 편 가르기를 하더니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대통령이 직접 ‘반국가 세력’ 운운하며 적대감을 키운다”며 “거울에 비친 똑같은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어쩌면 양쪽이 모두 이렇게 퇴행적이고 수구적인지”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