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이 풀고 어깨동무하며 전 세계에 친밀감 과시
캠프 데이비드서 ‘노타이’ 회의
전용 헬기·골프 카트 타고 이동
부친상 윤 대통령 위로 조화도
결속력 부각할 장치 곳곳에 마련
한미일 세 나라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전 세계에 친밀감을 과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18일(현지 시간) 정상회의가 열린 캠프 데이비드에 ‘노타이 차림으로 모였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각각 미국 대통령의 전용 헬기를 이용해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했으며 미국 의장대의 사열을 받은 뒤 골프 카트를 타고 회담 장소로 이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의 주 연회장 격인 롯지 로렐 앞에서 한일 정상을 직접 맞이했다. 카트를 타고 간 한일 정상은 오솔길에서 내려 함께 걸어갔다.
캠프 데이비드 팻말 앞에서 만난 세 정상은 모두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하의 색깔이 다른 캐주얼 정장 차림이었다. 사상 처음 별도 회담으로 개최되는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 간 결속력을 친근감 있게 부각하려는 패션으로 풀이된다.
“웰컴”이란 말로 환영한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에게 차례로 악수를 건넸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도 서로 악수했다. 세 정상은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활짝 웃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일 정상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롯지 로렐로 걸어서 이동할 때는 기시다 총리와 어깨동무했다.
외국 정상이 캠프 데이비드를 방문한 것은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캠프 데이비드를 정상외교 장소로 내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지난 7월 (일본 히로시마)나토 정상회의 이후 한 달여 만에 두 분을 다시 만나게 돼 아주 기쁘다”고 인사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일 정상회의는 스페인 마드리드, 캄보디아 프놈펜, 히로시마 이후 4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일 3국 협력의 새 장을 기념하는 데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만남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는 지난 3월 이후 매달처럼 만나고 있다. 3국 정상이 한 번에 만나는 것은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정상회의를 마친 세 정상은 60여 분간 오찬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앞서 17일 워싱턴DC에 도착한 직후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친의 별세에 마음이 아프다.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드린다”고 애도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이 걱정해준 덕분에 아버지를 편안하게 잘 모셨다.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하와이 마우이 산불을 서울에서부터 많이 걱정했다”며 “안보 동맹이란 재난 시에도 늘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한국은 모든 일을 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관대한 마음에 감사드린다. 윤 대통령은 불굴의 용기를 가진 분, 제 좋은 친구”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따뜻한 마음을 잊지 않겠다. 내일 회의에서 건설적이고 좋은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다”며 통화를 마무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 도착 전 숙소에 부친상을 애도하는 메시지와 조화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보낸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을 위해 기도한다'며 '부친 별세를 애도하며 고인의 안식을 빈다'라고 적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