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혜란 (주)대흥리사이클링 대표 “우유팩 회수율 높이기 위해 ‘밀크웨이 프로젝트’ 시작”
자원 재활용·환경 의식 제고 앞장
친환경 전기차로 팩 수거·동화책도
‘밀크맨’ 캐릭터로 환경 교육 나서
“우유팩 재활용 회수율은 15%도 안 됩니다. 우유팩이 그냥 일반 쓰레기로 버려지는 비율이 더 높다는 뜻입니다. 우유팩을 재활용하는 작은 습관에서 시작해 전체 자원 재활용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환경을 생각하자는 차원에서 ‘밀크웨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자원순환 환경기업 (주)대흥리사이클링 박혜란(40)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부산 사상구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는 자발적으로 ‘밀크웨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종이류를 종류별로 분류하고 중간 가공해서 대기업에 납품하는 사업이 매출의 60% 정도로 가장 크고요, 나머지는 알루미늄 캔, 철, 커피 캡슐 등의 수거와 가공이 차지합니다. 우유팩은 전체 매출의 0.03%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밀크웨이 프로젝트’는 대흥리사이클링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의 환경 의식을 높이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약 5개월 전부터 박 대표는 우유팩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우유 급식을 하는 어린이집과 우유팩을 많이 쓰는 카페를 설득해 친환경 전기차 ‘밀크카’가 우유팩을 수거한다. 그는 캐릭터 ‘밀크맨’을 활용해 어린이 대상의 환경 교육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이를 위해 〈밀크맨! 지구를 지켜주세요〉라는 동화책을 직접 썼다.
“기후 위기는 누구나 실감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 만큼, 어린이에게 자원 재활용을 습관화하는 교육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밀크맨’과 함께 어린이집을 찾아 구연 동화를 선보이고 있죠. ‘밀크맨’ 캐릭터는 자체 공모전을 통해 선정했습니다.”
일종의 ESG 캠페인이자 사회 공헌 프로그램인 ‘밀크웨이 프로젝트’는 순항 중이다. 이달 기준 부산·경남 어린이집 100여 곳, 카페 300여 곳이 동참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경남어린이집연합회가 참여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어린이집은 총 600여 곳으로 늘어난다.
박 대표는 종이 우유팩과 멸균 우유팩의 구분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팩 안이 은박지처럼 되어 있는 멸균팩은 사실상 거의 회수되지 않는다고 보면 됩니다. 환경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안타깝더라고요. 두유 등을 많이 소비하는 요양원에서 나오는 멸균팩의 양이 꽤 되는 만큼 앞으로 노인복지관이나 요양원 등과 힘을 모아 멸균팩 전용 수거 처리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대흥리사이클링을 경영하기 전 박 대표는 독일 정부 장학생으로 유학했고, 독일 글로벌 은행 근무를 거쳐 한국에서도 금융권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은 엘리트다. 대흥리사이클링은 원래 박 대표의 시아버지가 1991년 창업한 회사로, 박 대표는 2013년 회사가 가장 어려울 때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는 쌍둥이를 임신하고 6개월 만에 급성 임신중독증으로 출산일까지 병원에서 생사를 오가는 경험을 했다. 그래서 박 대표는 “이후 주어진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결심했고 당시 위기였던 대흥리사이클링에 합류했다.
“독일 유학부터 시작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20대, 폐기물 재활용에 미쳐 지냈던 30대를 거쳐, 40대는 미래와 환경을 고민하는 기업인으로 사명감을 가지고 활동하려고 합니다. ‘밀크웨이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보다 많이 늘어나길 기대합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