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리·뉴욕서 엑스포 막판 유치전은 계속된다
윤 대통령 정상회담, 장관들 전략지 투입
리야드 꺾기 위해 국민적 염원 더해져야
정부 인사들로 구성된 2030세계박람회(이하 엑스포) 유치 실무팀이 29일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있는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다. 이들은 오는 11월 개최지 최종 결정이 이뤄지는 BIE 총회 때까지 현지에 머물면서 유치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와는 별도로 각 부처 장관들을 특사 자격으로 이른바 ‘전략 지역’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장관은 유럽, 행정안전부 장관은 아프리카에 보내는 식이다. 정부가 전방위적 유치전에 본격 돌입한 것이다. 사우디의 리야드와 백중세를 보이는 형편에서 가진 역량을 모두 쏟아붓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워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더 고무적인 건 윤석열 대통령이 엑스포 유치전의 총괄 지휘자로 전격 나섰다는 사실이다. 윤 대통령은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UN) 총회에서 최소 50개국 정상들과 일대일 회담을 추진해 그 자리에서 부산 지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 스스로 엑스포 유치전의 한복판에 뛰어든 셈이다. 지난 6월 파리 BIE 총회에서 “역사상 가장 완벽한 엑스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던 윤 대통령이고 보면, 이런 모습은 윤 대통령의 엑스포 유치에 대한 의지가 보통 강한 게 아님을 확인시켜 준다. 리야드와 힘에 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산으로서는 막판 질주를 위한 강력한 동력을 얻었다고 하겠다.
지난해 9월 엑스포 유치지원서 제출 이후 부산은 줄곧 리야드에 뒤처졌는데 최근 들어 상당 부분 따라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과 리야드가 현재 각각 확보한 지지국 숫자가 70대 70으로 초접전이라는 분석이 대통령실에서 흘러 나오기도 했다. 다행히도 향후 추세가 부산에 유리하게 흘러갈 수도 있게 하는 호재도 생겼다. 사우디 국경수비대의 난민 학살 의혹이 불거지는 등 인권 문제가 최근 새로운 국제 이슈로 부각된 게 그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과 정부가 합심해 대대적으로 유치전에 뛰어드는 모습은 막판 승부의 추를 부산 쪽으로 기울게 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엑스포 개최지 결정일까지 3개월도 남지 않았다. 리야드를 턱밑까지 추격했다고는 하지만 거기에 만족해선 안 된다. 마지막 남은 힘까지 모두 짜내야 한다.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을 만나고 장관들이 해외에 나가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은 그런 점에서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 이런 때에 더욱 간절한 게 있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응원이다. 일부 악재가 생겼다고는 하나 ‘오일머니’를 앞세운 리야드는 여전히 막강한 상대다. 리야드를 확실히 제압하려면 정부 등 각계의 노력에 국민적 염원이 더해져야 한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분투하는 이들에게 지역과 당파를 넘어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북돋아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