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자리 미끼 성범죄 기승, 당국 발본색원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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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난 겪는 청년들 절박함 악용
성매매 알선 온라인 활개 막아야

거짓 아르바이트 구인 정보에 속아 면접을 보러 간 10대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뒤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일자리를 미끼로 한 성범죄의 재발을 막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일보DB 거짓 아르바이트 구인 정보에 속아 면접을 보러 간 10대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뒤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일자리를 미끼로 한 성범죄의 재발을 막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일보DB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러 간 젊은 여성이 성폭력을 당한 끝에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를 통해 스터디카페로 이 여성을 유인한 사람은 성매매 알선 업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여성은 성매매 압력에다 성폭력까지 당한 충격 때문에 한 달간 심리적 고통을 겪다가 결국 비극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구인 면접을 가장한 변종 성매매 알선과 성폭력이 멀쩡한 젊은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문제는 이번 사례가 처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유사한 피해 증언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 구인구직 사이트가 일자리를 미끼로 한 성범죄의 온상이 된 건 아닌지 참으로 우려스럽다.

일자리로 젊은 여성을 유인해 성폭력을 저지른 이번 범죄의 행태를 들여다보면 대단히 추악하다. 성매매를 알선하는 업자가 인터넷에 엉터리 구인 정보를 올렸고 이를 보고 찾아온 10대 재수생을 인근 룸으로 데려가 키스방 아르바이트를 권유한 뒤 강압적인 방식으로 성폭행까지 저질렀다. 경찰에 따르면, 이 업자는 상당 기간 유사한 형태의 성매매 알선에 나서면서 겉으론 전기통신업자로 속여 불법 영업을 계속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지인 등을 중심으로 수십 건에 이르는 피해 증언과 제보가 잇따르는 상황이라 성매매 권유·알선 과정에서의 충격적인 피해 사례가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예상되는 이유다.

청소년이나 여성이 많이 이용하는 아르바이트 사이트가 성매매 알선 경로가 되고 있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이번 사건은 성매매 알선 업자가 구인구직 사이트에 정보를 올려 스터디카페 업주로 가장해 면접을 진행한 경우다. 처음부터 변종 성매매 업소로 유인해 범행을 저지를 목적이었던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려는 사람은 마수에 걸려들지 않을 도리가 없다. 평범한 사회초년생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이런 일이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온라인에 무차별 침투한 변종 성매매 구인 수법이 이미 장기간 방치된 것이라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구인구직 사이트에 성매매 알선 업자들이 버젓이 활개 치는 일을 막는 게 급선무다. 더 이상 큰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당국이 구체적인 재발 방지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러잖아도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부족한 일터와 불확실한 미래로 고통을 겪고 있다. 몹쓸 범죄가 이들에게 더 큰 상처와 좌절을 안기는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성매매 알선 가해자들은 여전히 솜방망이 처벌로 가볍게 풀려나고 이는 다시 범행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이어진다. 죽음이라는 극단적 상황까지 낳는 성범죄는 엄단을 통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일자리를 미끼로 한 범죄는 더 이상 기승을 부리기 전에 발본색원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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