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심각해진 세상… 관객 늘어난 ‘하나뿐인 지구영상제’
올해 관객 1만 5000여 명으로 증가
경쟁 부문 2322편 출품, 16편 선정
환경·기후 위기 다룬 작품 5편 수상
기후 위기를 다루는 영화제인 ‘하나뿐인 지구영상제’가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국가의 작품을 선보이며 막을 내렸다. 올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관객 수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사)자연의권리찾기 사무국은 지난 1~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 제2회 ‘하나뿐인 지구영상제(BPFF)’에 총 1만 5644명이 참석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집계한 1만 4000여 명보다 늘어난 수치다. 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은 날도 있었지만, 기후 문제에 관심도 커진 결과라고 분석된다.
지난 1일 비가 내린 개막식에는 관객 1400여 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프랑스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 감독이 만든 ‘레거시’를 상영했고,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이 ‘기후 위기 앞으로 10년이 중요한 이유’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BPFF 장제국 조직위원장은 개막사를 통해 “우리 영화제는 기후 위기를 해소한 뒤 서둘러 없어져야 한다”며 “기후 위기를 없애기 위해 세계 시민들과 소통하는 플랫폼 영화제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BPFF 명예 홍보대사인 가수 윤하는 “폭염과 폭우 등 예년 같지 않은 날씨로 벌써 내년 여름이 걱정된다”며 “기후 위기는 우리 세대에서 책임지고 막아야 한다”고 영상을 통해 밝혔다.
올해 BPFF는 처음으로 경쟁 부문을 도입해 작품 공모를 진행했다. 장영자 해외영화담당 프로그래머는 “113개국에서 2322편을 출품해 기후 위기를 고민하는 전 세계 영화 제작자들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쟁 부문 16편을 포함해 18개국에서 만든 작품 52편이 영화의전당에서 상영됐다.
경쟁 부문 작품 중 5편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대상으로 ‘델리카도: 팔라완 숲 잔혹사’가 선정되면서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목숨을 걸고 필리핀 팔라완 숲을 지켜내려는 주민들의 사투와 난개발의 구조적 문제를 냉정한 시선으로 표현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수상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희생자들 영혼을 묘사한 ‘원자력 비망록’, 폐부를 찌르는 발상으로 기후 위기를 말한 애니메이션 ‘바다 위의 별’이 차지했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극지방에서 축구하는 법’, KNN 특별상은 ‘마운틴 고릴라 레이저 조이’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진재운 BPFF 집행위원장은 “BPFF는 섣부른 희망을 말하기보단 정확히 현재 기후 위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냉정하게 보여주려는 영화제”라고 강조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