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
2m35 성공하며 한국인 첫 우승 쾌거
내년 파리올림픽 기준 2m33도 충족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르심과 금 대결

한국의 우상혁이 17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에 출전해 바를 넘고 있다. 우상혁은 이 경기에서 2m35를 성공시키며 한국인 최초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챔피언에 등극했다. AFP연합뉴스

한국의 우상혁이 17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에서 바를 넘은 뒤 포효하고 있다. 우상혁은 이 경기에서 2m35를 성공시키며 한국인 최초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챔피언에 등극했다. AFP연합뉴스

‘스마일 점퍼’ 우상혁이 만면에 미소를 띠고 활짝 웃었다. 꿈에 그리던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과 파리올림픽 티켓을 동시에 손에 거머쥐면서다.

우상혁(27·용인시청)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유진의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5를 뛰어넘으며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우상혁은 이로써 세계의 육상 강자들이 종목별 시즌 챔피언을 가리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우승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2위는 2m33을 1차 시기에 넘은 폴란드의 노베르트 코비엘스키(26)에게 돌아갔다. 우상혁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주본 해리슨(24·미국)은 2m33을 3차 시기에 넘으며 3위에 자리했다.

우상혁은 이날 2m15와 2m20, 2m25m, 2m29를 모두 1차 시기에 성공했다. 2m29까지 1차 시기에 모두 성공한 선수는 우상혁과 해리슨 둘뿐이었다.

우상혁은 이어 2m33까지 단번에 통과하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2m25와 2m29를 한 번씩 실패한 코비엘스키 역시 우상혁과 같은 높이인 2m33을 1차 시기에 성공했다. 해리슨은 3차 시기에야 같은 높이를 넘었다.

하지만 2m35를 넘은 단 한 명의 선수는 우상혁이었다. 코비엘스키와 해리슨은 세 번에 걸친 2m35 도전에 모두 실패했다.

한국의 우상혁이 17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에 출전해 바를 넘고 있다. 우상혁은 이 경기에서 2m35를 성공시키며 한국인 최초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챔피언에 등극했다. AFP연합뉴스

2m35는 우상혁이 2021년 도쿄올림픽(4위)과 지난해 유진 세계선수권(2위)에서 작성한 실외 경기 한국 기록과 같은 높이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신기록(실내)에는 1cm 모자라는 기록이다.

우상혁은 파이널 우승을 통해 2024 파리 올림픽 출전도 사실상 확정했다.

파리 올림픽 기준 기록은 2ｍ33이고, 기록 인정 기간은 2023년 7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이다. 우상혁은 이번 파이널 우승을 통해 일찌감치 파리 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했다.

우상혁은 경기 뒤 인터뷰를 통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은 내 인생 목표 중 하나였다”"며 “정말 기쁘고, 감격스럽다. 응원해 준 모든 분, 김도균 코치님을 포함해 나를 일으켜 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상혁의 다음 목표는 이달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10월 4일 결선이 열리는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에는 이번 대회에 불참했던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이 출전해 우상혁과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우상혁은 “바르심이 출전하면, 더 재밌는 경기를 할 수 있다”며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은 올 시즌 마지막 경기가 아니다. 파이널 우승을 차지한 오늘과 수상자 전체 세리머니가 열리는 내일까지 기뻐하고, 다시 체중 관리 등 아시안게임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널 챔피언 상금 3만 달러(약 4000만 원)를 챙긴 우상혁은 18일 각 종목 수상자들이 펼치는 세리머니에 참여한 뒤 19일 귀국한다.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