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친환경 선박연료 ‘바이오선박유’가 뜬다
HMM-GS칼텍스, 국내 첫 바이오선박유 국제노선 시범운항 개시
화석연료 기반 선박유 대비 65% 이상 탄소배출 저감 효과
울산항만공사, 울산항서 자동차운반선에 공급 성공
‘바이오선박유(Bio Marine Fuel)’를 급유한 컨테이너선이 국제노선에 처음 투입되는가 하면, ‘바이오선박유’가 울산항에서 자동차 선박에 성공적으로 공급되는 등 바이오선박유가 친환경 선박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바이오선박유(선박용 바이오디젤, 선박용 바이오중유)는 동·식물성 유지를 원료로 만든 친환경 선박유로,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선박유 대비 65% 이상 탄소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17일 울산항만공사(UPA)에 따르면 16일 오후 울산항 자동차 부두에서 현대글로비스(주)가 운항하는 자동차운반선 ‘실버 레이(SILVER RAY)’호에 바이오선박유 500t(톤)이 STS(ship to ship, 선박 대 선박) 방식으로 공급됐다. 이날 공급된 연료는 GS칼텍스에서 생산된 선박용 바이오디젤 30%가 혼합된 선박유다.
바이오 선박유 급유는 해양수산부의 ‘항만 내 친환경 선박 연료 실증사업’을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신속한 행정절차 처리와 항만시설 사용료 감면 등의 지원에 힘입은 성과로 풀이된다.
UPA는 선박연료 공급·수급 선박에 대해 선박 입출항료를 최대 50%(최대 5000만 원) 감면해줄 계획이다.
앞서 해수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5일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국제 컨테이너선박에 ‘바이오 선박유(Bio Marine Fuel)’를 급유해 시범운항한다고 이날 밝혔다. HMM은 이날 GS칼텍스와 함께 국내 처음으로 친환경 '바이오선박유' 시범 운항을 개시했다.
HMM의 6400TEU급 컨테이너선인 'HMM 타코마호'는 이날 부산항 신항 4부두에서 GS칼텍스가 생산해 공급한 바이오선박유 500t을 급유받고 부산항에서 출항했다. HMM 타코마호는 싱가포르, 산토스 등 남미 노선을 운항하며 관련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후 확보된 데이터는 정부기관에도 제공돼 정부에서 추진 중인 ‘선박용 바이오연료 개발사업’에 기여할 방침이다.
바이오선박유는 폐원료 기반 바이오디젤과 선박유(벙커C유)를 각각 3대 7 비율로 섞어 생산한 연료로, 기존 선박 엔진을 개조하지 않고도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저감 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HMM은 바이오선박유를 사용할 경우 약 24%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HMM은 바이오선박유 도입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연간 전체 연료의 약 5~10% 수준까지 사용량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바이오선박유는 기존 선박유 대비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친환경 연료의 선제적인 도입과 지속적인 탄소 감축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시범운항은 지난 6월 열린 민관 합동 '친환경 바이오 연료 활성화 얼라이언스' 회의에서 결정된 '바이오 연료 실증 계획'의 후속 조치로 이뤄졌다.
해수부 홍종욱 해사안전국장은 “이번 시범 운항은 우리나라의 바이오선박유 상용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국제해운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바이오선박유 사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국제기준 논의를 주도하고 제도를 마련해 나가는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산업부 유법민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시범 운항에서 얻은 데이터는 내년 하반기까지 바이오 선박유 품질 기준 마련에 활용하고, 향후 관련 법과 제도를 조속히 정비하겠다"며 “정부는 우리 업계가 친환경 바이오연료에 적극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