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노도 모노레일, 1년 넘도록 ‘개점휴업’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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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 섬 주민 위해 설치
안전관리요원 못 구해 방치
군 “개인 아닌 단체 모색 중”

경남 남해군이 지난해 2월 노도에 설치한 모노레일이 1년 넘도록 방치돼 있다. 김현우 기자 khw82@ 경남 남해군이 지난해 2월 노도에 설치한 모노레일이 1년 넘도록 방치돼 있다. 김현우 기자 khw82@

경남 남해군이 섬지역 주민들의 편의와 소득 증대를 위해 설치한 모노레일이 1년 넘도록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돼 있다. 5억 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됐지만 사용은커녕 관리비만 축내는 애물단지가 될 위기에 처했다.

17일 남해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2월, 예산 4억 9500만 원을 투입해 상주면 노도에 78m 길이의 모노레일을 설치했다. 서포 김만중 선생의 유배지로 잘 알려진 노도는 경사가 급해 ‘삿갓섬’으로 불리며, 노도마을에는 현재 10여 가구가 살고 있다.

모노레일은 섬발전 촉진법에 따라 이들 섬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대와 복지 향상을 위해 설치됐다. 대다수가 고령인 주민들이 모노레일을 이용해 가파른 마을길을 오르내리는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데다 관광객 증대 효과도 기대됐다.

하지만 모노레일은 벌써 1년 반 넘도록 개점휴업 상태다. 엘리베이터처럼 자동화돼 있어 시설 사용 자체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안전 시설물 보강과 시설물을 관리할 안전요원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궤도 시설인 모노레일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궤도운송법 상 산업안전산업기사(삭도안전관리자) 자격증 소지자나 10년 이상 모노레일 안전관리업무 경력이 있는 자 등 안전요원의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관리자 관련 활용 예산이 2000만 원 수준이라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워 지금까지 방치돼 왔다.

모노레일을 통해 보다 편하게 섬을 오르내릴 것으로 기대했던 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주민은 “모노레일이 설치되면 바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망이 크다”며 “설치된 레일이 오히려 이동을 방해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군은 개인 안전요원을 구하기 힘들다고 파악한 군은 단체에 관리를 의뢰하고 있다. 섬에 상주하는 것이 아니라 원격으로 관리하는 한편, 한 달에 2~3번 섬에 들러 시설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군은 최대한 빨리 관리자를 구해 올해 안으로 모노레일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모노레일은 주민들을 위한 시설인 만큼 관광용인 케이블카처럼 관리할 시설은 아니지만 법은 같이 적용되다 보니 운영이 쉽지 않다”며 “최대한 빨리 관리단체와 계약해 모노레일을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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