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재병 헬스케어 플랫폼 케어닥 대표 “멋진 노후 위해 다양한 간병·돌봄 서비스 개발 혼신”
부산서 창업한 노인 복지 스타트업
기업과 협업, 거래액 1000억 원 돌파
“주거 공간 관련 서비스 확대 계획”
“제 목표는 멋있는 노인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부산 지역 어르신의 멋진 노후를 응원하고 돕겠습니다.”
부산에서 창업한 시니어 헬스케어 플랫폼 케어닥 박재병 대표는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박 대표는 간병·돌봄 시장의 정보 부족이 심각하다는 점에 착안해 2018년 케어닥을 창업했다. 케어닥은 병원 간병을 비롯해 개인 간병, 방문 운동, 생활 돌봄, 방문 요양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로 시작했다. 특히 요양보호사와 간병인의 사진, 이력 등이 담긴 프로필과 후기 등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였다.
박 대표가 노인 돌봄에 주목한 것은 과거 자신의 경험이 동기가 됐다고 한다. 어린 시절 치매를 앓던 할머니와 중풍으로 투병한 아버지를 지켜보며 돌봄 서비스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특히 3년간 무일푼으로 전 세계를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과 삶의 모습은 창업 의지를 보다 더 다듬는 계기가 됐다.
박 대표는 “유럽과 미국, 남미까지 누비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하지만 유럽의 요양병원 등을 방문하며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인 돌봄은 소득에 따른 양극화와 사각지대가 심하다. 돌봄으로 가정이 무너지지 않는 적정한 수준의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창업 6년차를 맞은 케어닥은 중요한 전환점을 지나고 있다. 스타트업에게 5~7년차는 소위 ‘죽음의 계곡’(데스밸리)이라 불리는 투자 고갈의 시기이지만, 우리나라의 빠른 고령화 속도에 주요 기업과 기관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현대해상과 하나은행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고, 라이나생명과는 시니어 돌봄 관련 보험을 개발하기 위해 협업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투자와 협업을 바탕으로 케어닥은 누적 거래액 1000억 원을 돌파하고 앱 다운로드 25만 건을 기록하고 있다. 또 3000명 이상의 케어기버(요양보호사·간병인)가 1만 명 이상의 노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박 대표는 시니어의 주거 공간과 관련한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케어닥은 지난 5월 기린종합건설과 협력해 전문 건강 관리와 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주거형 하이엔드 요양시설 브랜드 ‘케어닥 케어홈’을 론칭하고 경기 시흥시 배곧동에 1호점을 오픈했다.
주거 공간의 개념을 확장해 케어가 있는 주거 시설을 개발하고, 입주자를 위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케어닥 케어홈은 돌봄 목적에 따라, 일상적 돌봄과 활동적인 커뮤니티 서비스 관리에 중점을 둔 1관과 시니어 개인의 정서적, 신체적 상태에 맞춘 집중 관리를 제공하는 2관으로 구성돼 있다.
박 대표는 “전통적 요양시설과 프리미엄 시니어타운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주거복지시설이 비교적 부족하다는 점에 집중해 케어닥 케어홈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노인들이 멋진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