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칠성파·신20세기파 조직원 12명 기소
검찰 “폭력조직에 경고메시지… 엄정 대응할 것”

2021년 10월 부산 서면에서 세력을 과시하기 위해 상대 조직원들을 집단폭행한 조직폭력배가 재판에 넘겨졌다. 기절한 상대 조직원을 방치한 채 다른 조직원에게 인사하는 모습. 부산지검 제공

부산 도심 한복판에서 상대 조직원을 집단구타하는 등 세력을 과시해 시민에게 공포감을 준 폭력조직 ‘칠성파’와 ‘신20세기파’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박성민 부장검사)는 특수폭행,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등의구성·활동) 혐의 등으로 칠성파 조직원 4명과 신20세기파 조직원 8명을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10월 부산 서면에서 조직 간에 시비가 붙자 상대 조직원들을 집단 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칠성파 조직원 2명과 신20세기파 조직원 3명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사건 당시 폭행에 가담하고 도주 중인 칠성파 조직원 1명도 추적 중이다.

검찰은 폭력조직원들이 부산 최대 번화가인 서면에서 상대 조직원을 집단구타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이를 중대 조직폭력 사건으로 판단했다. 이 사건은 단순 폭행 사건이 아니라 부산 양대 폭력조직원들이 각 조직의 세력을 과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조직적 범죄단체 활동이라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검찰이 이들에게 적용한 범죄단체활동죄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조직원 200여 명이 소속된 폭력조직 칠성파는 1970년대부터 부산의 유흥업소 등을 주요 수입 기반으로 삼아 각종 이권에 개입해 왔다. 신20세기파는 1980년대부터 부산의 오락실을 주요 수입 기반으로 삼아 100여 명이 활동 중이다. 현재 ‘반칠성파’ 연합을 구축해 칠성파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두 조직 간 다툼은 1990년대부터 시작돼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1993년 7월 칠성파 간부 조직원이 후배 조직원을 동원해 신20세기파 간부 조직원을 살해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영화 ‘친구’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2005년, 2020년에도 두 조직 간에 시비가 붙어 흉기 난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폭력조직원들은 도심 한복판에서 90도 인사를 하거나 상대 조직원을 집단구타하는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위협감을 줬다. 이들을 구속기소한 것은 조직폭력배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라면서 “앞으로도 범행에 직접 가담한 폭력조직원은 물론 배후의 조직까지 철저히 수사하고 엄벌하여 엄정히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