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거래소에서 산 토큰을 실생활 소비에 사용”
21일 ‘디지털자산거래소 추진 방안’ 발표
현실에서 가치 있는 다양한 자산을 토큰화
토큰으로 다시 현실의 상품·서비스 구매
‘Target 2026 블록체인 부산’도 함께 공개
블록체인 펀드 조성 등으로 생태계 활성화
부산시와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추진위원회는 21일 오전 10시 40분 부산시청에서 이상의 내용을 골자로 한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김종열 기자
2년여 동안 쓰고 지우기를 계속하던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의 최종 청사진이 나왔다. 현실에서 가치를 갖는 모든 자산을 토큰화할 수 있게 하고, 거래소에서 구매한 디지털자산(토큰)을 개인지갑으로 옮겨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진정한 ‘4세대 블록체인 거래소’를 만든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와 함께 부산 블록체인 생태계 미래의 새 구상도 공개됐다.
부산시와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추진위원회는 21일 오전 10시 40분 부산시청에서 이상의 내용을 골자로 한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부산시는 이날 발표에서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가 △분권형 거버넌스 하에서 △모든 가치가 토큰화되어 거래되는 △4세대 블록체인 거래소로 설립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권형 거버넌스’란 예탁결제, 상장평가, 시장감시 기능이 별도 기구로 분리돼 상호견제를 통해 투자자를 원천적으로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이다. 또한, 부산 거래소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원자재, 귀금속, 지적재산권(IP), 탄소배출권, 토큰증권(STO) 등 모든 가치있는 자산을 토큰화한 후 작은 단위로 24시간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만, 현재 디지털자산 관련 규제가 정비 중임을 감안해 규제에서 자유로운 상품 영역부터 거래지원 대상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4세대 블록체인 거래소’란 거래의 기록을 중앙서버 기반이 아닌 분산원장을 이용한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거래소의 보안을 강화하고 운영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부산 내 다양한 사업들과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부산시 측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거래소에서 휘발유 토큰을 구매한 후 이를 중앙서버가 아닌 개인지갑으로 옮겨옴으로써 실제 주유소에서 토큰으로 주유를 할 수 있다.
부산시는 10월 중순부터 거래소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절차를 추진해 11월 중 최종사업자를 선정, 연내 거래소 법인을 출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내년에 거래소 영업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부산시는 21일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추진 방안’과 함께 부산 블록체인 산업 미래를 재구성한 ‘Target 2026 블록체인 부산’ 계획을 발표했다. ‘Target 2026 블록체인 부산’의 추진 개념도. 부산시 제공
한편 부산시는 이날 디지털자산거래소 계획안과 함께 부산의 블록체인 산업 전반의 미래를 재구성한 ‘Target 2026 블록체인 부산’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2026년까지 부산시를 전세계에서 가장 앞선 블록체인 기술 기반 최첨단 도시로 탈바꿈시키고, K-블록체인 시스템을 반도체, 조선산업을 잇는 수출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부산 블록체인 혁신펀드’(BBF) 조성을 추진한다. 산업은행, 한국벤처투자, 부산 내 금융기관 등이 주축이 되는 민간펀드다. 부산 엑스포 부지 개발 등과 연계할 경우 해외 국부펀드 등 글로벌 자금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록체인 기술기업의 연합체 ‘부산 블록체인 얼라이언스’(가칭)도 조직해 참여하는 100개 기업의 명단을 11월 공개한다. 부산시는 워케이션 및 네트워킹 지원, 자금조달 및 규제혁신 지원 등을 통해 이들 기업이 글로벌 수출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에 더해 현재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를 전면적 네거티브 규제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글로벌 혁신특구’로 승격시키겠다는 것이 부산시의 최종 목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디지털자산거래소는 단순히 하나의 거래소가 생긴다는 의미가 아니라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부산의 울타리 안에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디지털자산 생태계가 성장해 나갈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의미”라면서 “향후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를 글로벌혁신특구로 승격시키는데 집중하여 싱가포르, 아부다비를 넘어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