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룸’에 간이침대 들여놓고…‘비상경영’ 배수진 친 김동철 한전 사장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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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 실마리 보일때까지 퇴근 안하겠다"
집무실서 '무기한 숙박'…비상경영·혁신위 가동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 한전 제공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 한전 제공

누적적자가 47조 원에 달하고 201조 원 규모의 부채를 기록하는 등 이미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한국전력에 구원투수로 투입된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워룸’에 간이침대를 들여놓고 퇴근도 반납하는 등 비장한 각오로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재무구조 개선, 전기요금 정상화, 특단위 추가 자구책 등 해결의 단초가 보일 때까지 퇴근하지 않고 회사에 남아 핵심 현안을 24시간 직접 챙기기로 한 것이다.

한전은 사상 처음으로 부채가 200조 원을 넘긴 상태로, 이런 상황이면 내년 신규 한전채 발행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22일 한전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20일 취임 후 간부들에게 "직면한 절대적 위기를 극복하는 실마리가 보일 때까지 당분간 이번 추석 연휴를 포함한 휴일을 모두 반납하고 24시간 본사를 떠나지 않고 핵심 현안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임기 첫날 '워룸'(비상경영 상황실)이라는 이름을 붙인 사장실에 간이침대를 들여놓고 이곳에서 실제 숙박을 시작했다.

김 사장은 내주까지 본부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한전의 역할 재정립, 전기요금 정상화, 특단의 추가 자구책 등에 대해 실무진과 토론하며 최대한 속도감 있게 위기 극복 방안을 도출해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김 사장은 취임 직후 기존 임원 중심 비상경영위원회를 비상경영·혁신 위원회 체제로 확대·재편하면서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수준의 경영 체질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한전 설립 62년 만의 첫 '정치인 최고경영자'인 김 사장은 심각한 한전의 재무구조를 정상화해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업무에 나섰다.

정부 안팎에서는 한전의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한 전기요금 추가 인상 필요성이 거론되지만,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한전 스스로 고강도 자구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온다.

김 사장은 지난 20일 취임식에서 "한전은 지금 절체절명 위기 앞에서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제게는 한전 사장이 마지막 공직이 될 것이다. 어떤 수고와 노력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한전 간부는 "신임 사장이 근처에 있는 관사마저 마다하고 사장실 숙박이라는 강수를 둔 것은 상징적인 행동으로 직원들에게 비상경영 상황이라는 긴장감을 불어 넣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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