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건강에 좋은 브로콜리 줄기서 가능성 보았죠" [2023 부산 기술창업기업]
브로코스
버려지는 부분에 비타민 U 많아
저온가공 통해 핵심성분 극대화
효소식품 '브로콜-WE' 첫 출시
냄새·맛 잡고 거부감 없애 호평
맵고 짠 음식을 선호하는 식습관 탓에 한국인의 위 건강은 항상 위협받고 있다. 양배추, 케일,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등 십자화과 식물에 위 건강에 좋은 비타민이 많다는 사실에 착안, 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품을 만든 부산 창업 기업이 있다. 버려지는 브로콜리 줄기에서 위 건강에 좋은 핵심 성분을 추출해 효소식품을 만든 브로코스다.
■가족 경험서 아이디어 얻어
브로코스 하현주(35) 대표는 역류성 식도염이 심해 일상생활을 어려워하는 아버지를 보고 위 건강을 보조하는 식품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가족 외식을 하게 되면 항상 오후 5시로 약속을 잡습니다. 아버지가 식후 최소한 4시간 이상이 지나야 누워도 괜찮으시거든요. 위장 질환이 이 정도로 삶의 질에 영향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명한 일본 위장약을 직구로 아버지께 사드리면서 한국에는 왜 위장 건강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이 없을까 고민하다 창업까지 이어졌죠.”
하 대표는 전 직장에서 건강기능식품 기획일을 했던 경험을 살려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브로콜리 수확 후 버려지는 브로콜리 줄기에 위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U가 풍부하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검증에 나섰다.
“보통 위장 건강하면 양배추즙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브로콜리, 특히 줄기에 위장에 좋은 핵심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는 사실은 별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각종 논문을 읽어보고 조사를 통해 확신을 가졌죠. 그때부터 일면식도 없는 제주도 브로콜리 농가에 무작정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고요.”
한국에서 브로콜리는 제주에서 주로 재배된다. 브로콜리 꽃송이가 보통 식용하는 부분이고 나머지는 모두 버려진다. 하 대표는 버려지는 브로콜리 줄기를 구하려고 했지만 아무 연줄도 없던 그에게 쉽사리 줄기를 제공하겠다는 농장은 없었다.
“무작정 전화를 돌리던 어느 날 제주농업기술연구원에서 한국 브로콜리 종자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연구원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브로콜리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알 수 있었죠. 갈증이 풀린 느낌이었습니다. 제주 농협을 통해서 제주브로콜리연합회와 연결되었고, 제주를 왔다 갔다 하며 브로콜리 재배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재료 얻고 효과도 검증
하 대표는 이 창업 아이디어로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됐다. 애월농협을 통해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원물도 확보했다. 이후 대학 교직원으로 근무했던 김경철(41) 이사와 함께 본격적으로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발전시켰다.
“실제로 브로콜리 줄기 부분에 우리가 먹는 꽃송이 부분보다 위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더 많았습니다. 예비창업패키지를 통해 받은 지원금으로 여러 가공 방법을 통해 검증을 해봤습니다. 브로콜리 줄기를 저온가공하고 위장 건강에 좋은 좋은 비타민 U(MMSC) 성분을 더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개발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3 부산 기술창업기업에도 선정돼 제품 사업화와 인큐베이팅 지원을 받고 있다.
브로콜리 줄기의 효과가 검증되자, 이제 하 대표와 김 이사의 고민은 사람들이 브로콜리 하면 떠오르는 불쾌한 느낌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똑같이 위장에 좋은 양배추, 케일 등 채소의 단점은 향이 강해 거부감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양배추가 들어간 유명 위장약 제품 역시 냄새 때문에 먹기가 힘들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만드는 브로콜리 줄기 유효 성분은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하 대표는 평소 집에서 몸에 좋은 채소를 거부감 없이 먹기 위해서 바나나와 함께 갈아 먹었던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래서 브로코스가 만든 ‘브로콜-WE’ 역시 바나나 맛이 나는 분말로 만들었다. 시제품 체험단 반응 역시 브로콜리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아 먹기 좋다는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한국의 DSM 되고파”
브로코스는 이달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브로콜-WE’ 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이 제품은 브로코스의 첫 제품으로 먼저 효소식품으로 선보였다. 하루에 1포 먹는 식품으로 약 2300만 원의 펀딩을 달성했다.
“작은 기업이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검증받을 수 있는 수단이 크라우드 펀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펀딩 성공도 기쁘지만 체험단 반응이 좋아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앞으로는 자사 몰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제품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다른 오픈마켓에 입점도 준비 중이고요,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쇼피’에도 입점할 예정입니다.”
브로코스는 현재 브로콜리 줄기를 활용한 건강기능 식품 제조 등 2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올해 안에 추가로 2건의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브로콜리 줄기가 위 건강에 좋다는 원료 자체의 브랜딩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진출에도 힘쓴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제 막 첫 시제품을 출시했지만 브로코스의 목표는 크다. 세계 최대 비타민 제조 글로벌 기업인 DSM처럼 종합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헬스케어 기업이 되는 거다.
“브로콜리 줄기 원료 자체가 건강기능제품으로 등록될 때까지 노력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브로코스가 쓰는 원료라면 누가 봐도 믿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힘쓰겠습니다. 브로코스의 성장을 지켜봐 주세요.” -끝-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