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민주, 이제부터 민생 경쟁하자”
김기현 대표 “정상사회 전환 노력할 때”
친명 ‘배신자 색출’ 시도엔 고강도 비판
국민의힘이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내홍에 거리를 두면서 “이제부터 민생 경쟁을 하자”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내부 갈등으로 혼돈에 빠진 사이 민생과 경제 챙기기에 주력하는 집권당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차별화 전략이다.
김기현 대표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난 21일 심야에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언행 자제령’을 내렸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바통을 이어받아 당 소속 의원들에게 ‘입단속’을 주문했다. 민주당의 내부 분열을 비난하며 ‘반사 이익’을 챙기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민의힘은 그동안 ‘이재명 사법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때리면서 민주단의 공세를 ‘방탄’ 프레임으로 몰아세웠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여야 모두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에 갇혔고, 무당층은 증가하는 양상이다. 양당 모두 고정 지지층만 붙잡고 있을 뿐 외연 확장을 하지 못한다.
김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 이튿날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 “이젠 민생을 향해 질주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장 뒷걸래 문구는 ‘민생부터 민생까지’로 바뀌었다. 김 대표는 24일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에 대해 '벼랑 끝까지 내달은 대한민국의 비정상 상태가 비로소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는 조그마한 단초가 발견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여야 할 것 없이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온전한 법치주의와 합리적 상식이 통하는 정상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다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은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와 강성 지지층이 ‘배신자 색출’에 나서는 데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김 대표는 “민의의 전당을 특정 개인의 방탄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려는 잔당이 여전히 버티고 있어 안쓰럽다”며 “한 줌 흙에 불과한 ‘개딸’이 아무리 버텨봐야 찻잔 속 태풍”이라고 직격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개딸 전체주의’에 빠져 비정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딱하다”면서 “2023년 대한민국에서 비밀투표를 부결 인증하는 행태가 말이나 되느냐. 또 다른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은 “가결 의원 색출과 자아비판 요구를 넘어 살인 예고까지 나왔다”며 “이게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 지적한 대로 민주주의로 위장한 전체주의 행태”라고 맹비난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