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아쉽네요! 경험이 더 필요했네요”…3대3 강양현 감독의 '리바운드'는 계속된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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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기자의 여기는 항저우]
3대3 남자 대표팀, 최종 4위로 대회 마무리
"협회·체육회 적극적 지원 속 최선 다해"
감독·트레이너·쉐프·멘탈 코치 등 ‘일인다역’
김치찌개·갈비찜 국내서 직접 공수해 제공
"3대3, 젊은 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종목"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대3 농구 남자 대표팀 감독 강양현 감독이 3·4위전 몽골과의 경기가 끝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후저우=김한수 기자 hangang@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대3 농구 남자 대표팀 감독 강양현 감독이 3·4위전 몽골과의 경기가 끝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후저우=김한수 기자 hangang@

“금메달 정말 바랐는데... 아쉽네요. 경기 경험이 더 필요했네요.”

1일 중국 후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대3 남자 농구 3·4위전 경기를 마친 강양현(41) 한국 대표팀 감독은 쉰 목소리로 취재진과 만났다. 강 감독의 얼굴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이 강하게 묻어났다. 강 감독은 “한 달 반 동안 정말 땀 흘리며 고생한 우리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 3대3 남자 농구 대표팀은 지난 1일 중국 후저우 데칭 생태공원 농구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대3 남자 농구 3·4위전에서 몽골에 20-21로 졌다.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했던 한국 3대3 남자 농구 대표팀은 아쉽게 메달 없이 2일 오전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3대3 남자 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1일 열린 몽골과의 3·4위 결정전에서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후저우=김한수 기자 hangang@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3대3 남자 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1일 열린 몽골과의 3·4위 결정전에서 작전을 논의하고 있다. 후저우=김한수 기자 hangang@

한국 3대3 남자 농구 대표팀은 8강까지 순항했다. 조별 예선을 1위로 통과한 데 이어 8강에서 필리핀을 꺾고 금메달을 향해 질주했다. 하지만 4강전 대만전과 3·4위전 몽골전에서 브레이크가 걸리고 말았다.

강 감독은 장항준 감독이 연출한 영화 <리바운드>의 실제 주인공이다. 강 감독은 지난 2012년 부산 중앙고 농구부 감독 시절 선수 6명과 함께 전국 고교농구 대회 준우승을 이끈 성공 신화를 만든 장본인이다. 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승리를 향한 동기를 부여하는 감독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 3대3 남자 농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위해 45일가량 훈련했다. 한국프로농구(KBL) 리그 현역 선수로 뛰는 △서명진(24·현대 모비스)△이두원(KT 소닉붐) △이원석(삼성 썬더스) △김동현(KCC 이지스)이 강 감독과 동고동락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3대3 남자 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1일 열린 몽골과의 3·4위 결정전에서 이원석이 골밑슛을 성공하고 있다. 후저우=김한수 기자 hangang@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3대3 남자 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1일 열린 몽골과의 3·4위 결정전에서 이원석이 골밑슛을 성공하고 있다. 후저우=김한수 기자 hangang@

강 감독과 선수 4명은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 마련된 3대3 농구 전용 경기장에서 금메달을 향한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땀 흘리고 뛰었다. 강 감독은 농구 외에도 선수들의 컨디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를 꼼꼼히 챙겼다. 금메달을 향한 과정에 단 하나의 착오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1일 중국 후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대3 남자 농구 4강전에서 강양현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후저우=김한수 기자 hangang@ 1일 중국 후저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대3 남자 농구 4강전에서 강양현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후저우=김한수 기자 hangang@

강 감독은 “선수들이 오고 가야 할 항저우 선수촌과 경기장의 거리가 1시간 30분인 것을 미리 알고, 실제 비슷한 거리의 판교-고양 구간을 농구 선수들이 타기에는 조금 좁은 차량으로 이동하기도 했다”고 훈련 과정을 일부를 소개했다. 실제 선수촌이 있는 항저우와 3대3 농구 경기가 열린 후저우까지는 차량으로 왕복 3시간이 걸린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3대3 남자 농구 대표팀 선수들은 1일 열린 대만과의 4강전에서 패한 뒤 코트에서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양현 감독(오른쪽)이 코트에 엎드려 울고 있는 서명진을 위로하고 있다. 후저우=김한수 기자 hangang@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3대3 남자 농구 대표팀 선수들은 1일 열린 대만과의 4강전에서 패한 뒤 코트에서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양현 감독(오른쪽)이 코트에 엎드려 울고 있는 서명진을 위로하고 있다. 후저우=김한수 기자 hangang@

강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그야말로 ‘일인다역’을 맡았다. 강 감독은 부산 중앙고 감독 시절을 떠올리며 대회 기간을 소화했다. 강 감독은 대회 기간 내내 감독은 물론 요리·멘탈 관리·트레이닝 관리 등을 모두 해냈다.

강 감독은 “국내 모든 초·중·고 아마농구 지도자들이 모두 하고 있는 역할”이라며 “선수들이 힘 내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직접 한국에서 재료를 공수해서 부대찌개·된장찌개·김치찌개·갈비탕을 직접 끓여 먹였다”고 밝혔다. 강 감독은 “요리 과정에서 설거지가 조금 걱정됐지만, 분식점에서처럼 그릇에 비닐 봉지를 싸는 방식으로 해서 조금 일손을 덜었다”고 털어놨다.

강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아쉬운 부분으로 ‘경험 부족’을 꼽았다. 대표팀 선수들이 오랫동안 해왔던 실내에서 치러지는 5대5 농구와는 다른 3대3 농구만의 경험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대회에서 큰 키(207cm)는 물론 빠른 발로 한국 대표팀의 주 득점원 역할을 한 이원석은 이번 대회가 야외에서 치른 첫 공식 경기였다.

3대3 농구는 5대5 농구보다 코트에서의 좀 더 거친 몸싸움을 허용한다. 3대3 농구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는 5대5 농구와 달리 빠르고 강한 템포의 음악 속에 진행된다. 3대3 농구는 경기 방식은 물론 경기 외적인 부분도 기존 5대5 농구와는 크게 달라 별도의 훈련과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 많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3대3 남자 농구 대표팀 이두원이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골밑슛을 성공하고 있다. 후저우=김한수 기자 hangang@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3대3 남자 농구 대표팀 이두원이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골밑슛을 성공하고 있다. 후저우=김한수 기자 hangang@

강 감독은 “현역 프로농구 선수들이 더 많이 3대3 농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 필요하다”며 “몽골 팀과 같이 해외 투어나 챌린지 대회에 많이 참가해서 경기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감독은 좀 더 많은 프로 농구 선수들이 3대3 농구에 관심을 갖길 희망했다. 강 감독은 “5대5 농구가 음악으로 치면 발라드라면, 3대3 농구는 힙합과 비슷하다”며 “5대5 농구에 익숙한 농구 선수들이 3대3 농구를 통해서 기술이나 밸런스를 연마할 수 있는 게 많다”고 힘줘 말했다.

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위해 3대3 남자 대표팀을 물심양면 지원한 대한체육회와 대한농구협회에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강 감독은 “대한체육회와 대한농구협회에서 3대3 농구를 위해 전용 경기장을 만들어 주시고, 훈련에 몰두할 수 있게 다방면으로 힘써주셨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후저우(중국)=김한수 기자 hangang@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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