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듀오’ 한국 탁구 복식… 내년 파리 올림픽 더 큰 기대
신유빈-전지희 조 중국 독식 막고 금메달
장우진-임종훈 조 값진 은메달 기량 입증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경기가 지난 2일 막을 내렸다. ‘절대 강자’ 중국의 금메달 7개 독차지 계획은 한국에 의해 무산됐다. 절묘한 ‘신구 조화’를 이룬 신유빈(19·대한항공)-전지희(31·미래에셋증권) 조가 여자 복식에서 한국에 귀중한 금메달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남자 복식의 장우진(28·미래에셋증권)-임종훈(26·한국거래소) 조도 값진 은메달을 보태며 한국 탁구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한국 탁구는 이제 2024년 프랑스 파리 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 탁구 여자 복식 결승으로 펼쳐진 남북대결에서 북한의 차수영-박수경 조를 4-1(11-6 11-4 10-12 12-10 11-3)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금메달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석은미-이은실 조 이후 21년 만에 이룬 값진 성과다.
탁구 신동의 길을 걸어 온 ‘삐약이’ 신유빈과 중국에서 태어나 2011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전지희는 열두 살의 나이 차이를 넘어 서로 격려하고 의지하는 최강 듀오로 성장했다.
찰떡 궁합을 장착한 둘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여자 복식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며 일찌감치 금메달 후보로 기대를 받았다.
앞서 지난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23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준결승전에서 최강 중국의 쑨잉사-왕만위 조를 3-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비록 결승에서 중국의 왕이디-천멍 조에 져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지만 만리장성을 돌파한 소중한 경험을 했고 중국의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드디어 달콤한 금빛 결실을 맛봤다.
여자 복식에 신유빈-전지희가 있다면 남자 복식엔 장우진-임종훈이 있었다.
결승에서 ‘탁구 머신’ 중국 조에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국제 무대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수확했다.
남자 복식이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딴 것 역시 2002년 부산에서 김택수-오상은 조 이후 21년 만이다.
2017년 복식 조를 결성, 그해 열린 독일오픈에서 처음 국제무대에 데뷔한 둘은 2018년 코리아오픈과 그랜드 파이널스를 연속으로 제패하며 한국의 에이스 복식 조로 부상했다.
둘은 특히 한국 복식 조 중 유일하게 2021년과 2023년 2회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한국 탁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4강 이상의 성과를 내며 금 하나를 포함해 은메달 둘, 동메달 다섯 개를 거머쥐었다.
남녀 복식을 앞세운 한국 탁구는 이제 파리 올림픽으로 향하고 있다.
김희돈 기자·항저우=김한수 기자 happyi@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