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달리는 부산도시철도 노사… 파업 긴장감 고조
16차례 협상에도 접점 못 찾아
부산시, 버스 증차 등 대책 마련
부산지하철노동조합(노조)이 10일 사측인 부산교통공사와 최종교섭을 시작했다. 노조는 사측과 교섭이 결렬되면 다음 날 11일 첫차부터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노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오후 9시까지 금정구 노포차량기지 회의실에서 최종 교섭을 벌였다. 노조는 최종 교섭이 결렬될 경우 11일 오전 5시 첫차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다면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노조는 △임금 5.1% 인상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도입 반대 △인원감축 구조조정 반대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부산교통공사는 △임금 동결 △직무성과급제 협의체 구성 △사업소 통합 운영 등 경영 효율화를 내세우며 양측이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노사는 지난 6월부터 단체 교섭을 시작해 8월 24일까지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합의점을 찾지 못한 노조는 지난달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진행된 조합원 4301명 중 4149명이 참여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85.0%(3525명)로 파업을 가결했고, 같은 달 19일 노동위원회 조정이 종료됨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노사가 파업을 하루 앞두고 막판 교섭에 합의했던 만큼 극적으로 양측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노조는 사측이 기존보다 진전된 협상안을 제시해야 제대로 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산지하철노조 관계자는 “최종 교섭 전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사측이 구체적인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사측의 제시안이 기존보다 진전이 있어야 최종 교섭에서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는 노조 파업에 대비해 비상 대책을 수립했다. 공사는 파업 첫날 1~3호선 출퇴근 시간대(평일 오전 7~9시와 오후 6~8시)에는 평소대로 100% 운행하고, 그 외 시간대 열차 운행률은 50%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기관사가 없는 무인경전철인 4호선은 파업과 무관하게 100% 정상 운행한다.
공사는 부산시와 협력해 파업 기간 심야 시내버스 증차, 도시철도역 주변 택시 집중 배치 등 시민 이동권 보장을 위한 조치도 시행한다. 모든 역사에 공사 비조합원과 도시철도 보안관, 사회복무요원 등 502명을 배치해 안전 관리와 고객 응대 업무에 동원할 예정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