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기회조차 없는 아이들을 돕는 게 제 역할” [고맙습니다, 선배님!]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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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선배님!] 최영찬 선보엔젤파트너스 대표

동서 격차에 남다른 문제의식
안전장치·경험 중요성 강조

선보엔젤파트너스 최영찬 대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선보엔젤파트너스 최영찬 대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선보엔젤파트너스 최영찬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 부산 사상구에서 힘들게 살았다. 친구들 중에는 결손가정도 많았고 아버지가 재소자인 친구들도 있었다. 그래서 친구들이 시간이 갈수록 어떻게 변해가는 지를 봤다. 힘들지만 묵묵하게 자기의 길을 찾는 친구도 있었고, 세상의 분노만 키워간 친구도 있었다. 환경에 좌절감을 느끼며 무기력해진 친구들도 있었다.

최 대표는 어린 시절 경험을 통해 예전 친구들처럼 좌절과 분노만이 남지 않게 선배들이 마지막 ‘안전장치’를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동서 교육격차가 크기에 서부산 지역 아이들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최 대표는 “제가 자란 곳이 사상구·사하구고, 아버지도 그 곳에서 사업을 일으켰기에 서부산에 대한 애정이 많다”며 “서부산이 동부산에 비해 발전이 더뎌 기회를 받지 못하는 후배들이 많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하는 후원은 많다. 대표적으로 그가 애착을 갖고 하는 기부 중 하나는 청소년회복센터와 관련된 기부다. 최 대표는 2018년부터 매년 1000만 원씩 기부한다. 자신의 결혼식 축의금을 모두 기부하기도 했다. 청소년회복센터는 1호~5호 처분을 받은 학생들이 돌봄을 받을 가정이 없을 때 머무는 공간이다.

최 대표는 후원금을 아이들이 자유롭게 쓰도록 했다. 그래서 청소년회복센터 아이들이 낚시를 하고 싶다고 하면 후원금으로 낚시를 하러 떠난다. 캠핑을 가고 싶으면 캠핑을 가도 좋다. 아니면 서점에 가서 만화책이든, 잡지든 책을 자유롭게 고르기도 한다. 최 대표는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며 “한 기관에서 남자 청소년들이 낚시 하기를 원하기에 좋다고 했는데 나중에 한 아이가 ‘자기가 살면서 취미라는 것을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살면서 낚시라는 취미라는 게 생겨서 너무 고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또 보통 책을 기부를 하면 일반적인 추천 도서를 구매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을 서점에서 고르는 책은 요리책, 드로잉책 등 자기의 관심사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책장 속 보기 좋은 책’보다 ‘아이들이 지금 보고 싶은 책’을 사주는 게 더 좋다는 게 최 대표의 생각이다. 그리고 꼭 공부가 아닌 요리가, 때로는 캠핑이 아이들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최 대표는 “청소년들 중에서는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교육의 기회조차 없는 아이들과 공부에 뜻이 없는 아이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동등한 출발선은 아니더라도 조금은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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