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활용 중 어떤 게 부동산 가치 더 높일까”… 동서고가 인근 주민 ‘갑론을박’
철거 찬성 주민들 ‘수혜’ 기대
“조망권 향상에 집·상가 오를 것”
‘용도 전환 땐 더 큰 이익’ 시각도
“공원 조성 효과로 지역 개발 유인”
부산 동서고가로 사상~진양 구간 철거 여부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부동산 가치를 두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철거에 찬성하는 주민들은 인근 아파트와 상가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고가가 철거되면 콘크리트 구조물로 그늘져 어두웠던 일대 공간이 환하게 개방되고 대로변 접근성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2017년 해운대 과선교 철거 이후 고가와 접하던 소규모 점포의 매매가가 상승했던 것처럼, 동서고가로를 철거하면 인근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다.
부산진구 개금주공아파트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고가와 인접한 동에 사는 5~8층 주민들은 콘크리트 구조물이 시야를 딱 가로막고 있다”며 “아파트를 가리는 고가를 철거하면 미관이 개선되고 인근 주민들이 일조권, 조망권을 누릴 수 있어 해당 아파트와 상가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의대 신병윤 건축학과 교수는 “부산 자성고가교, 서울 청계천 고가도로 사례 등 도시 환경을 고려해 고가도로를 없애는 것이 최근 추세”라며 “지역 주민의 입장에서는 고가가 철거돼 주변 환경이 개선되고, 그에 따라 집값 등 자산 가격 상승을 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고가를 활용하는 것이 집값 상승에 더 큰 호재로 작용한다는 시각도 있다. 고가와 바로 접한 일부 건물만 한정적으로 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우려다. 오히려 자전거도로나 보행길 같은 새로운 활용안이 제시되면, 이것이 개발 호재가 돼 침체된 지역을 변화시킬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공원의 경우 이른바 ‘팍(Park·공원)세권’ 효과로 인근 집값을 올리는 대표적 ‘핌피’(Please In My Front Yard·경제적 이득이 생기는 시설을 지역에 끌어오려는 현상) 시설이다. 재건축·재개발이 지지부진한 지역의 경우 명물이 될 공원 조성 소식만으로도 호재가 될 수 있다. (주)에이컴퍼니 손명균 대표는 “동서고가로와 그 주변이 새롭게 탈바꿈하면 지역 내 개발 자본을 끌어당기는 유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서면을 중심으로 이런 호재가 생기면, 오히려 외곽 개발이 한풀 꺾일까 우려할 정도”라고 말했다.
부산대 우신구 건축학과 교수는 “주변 재건축·재개발 단지와 고가 상부 공원이 연결되는 통로를 만들면, 각종 편의와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고가와 너무 인접해 피해를 보는 기존 주택, 상가는 해당 구간만 고가 폭을 좁혀 간격을 더 확보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