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PK 민심 ‘서울 동조화’, 쇄신 없인 총선 승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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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16일 새 당직 인사, PK 여론은 우려
여야 지지도 이젠 비슷, 쇄신이 최고 관건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일괄 사퇴한 임명직 당직자의 후임 인선을 16일 단행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일괄 사퇴한 임명직 당직자의 후임 인선을 16일 단행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일괄 사퇴한 임명직 당직자의 후임 인선을 16일 단행했다. 이미 사퇴한 이철규 전 사무총장 후임에는 TK(대구경북) 출신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시·청도군), 정책위의장엔 수도권 3선인 유의동 의원(경기 평택을)이 각각 임명됐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도 수도권 출신이 발탁됐다. 기존 김기현-윤재옥 대표 체제를 유지하면서 TK와 수도권 인물의 전진 배치로 22대 총선을 치르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당 안팎의 평가는 대체로 박하다. 인선만 봐서는 국민의힘이 정말로 쇄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김기현 대표가 이번 인선의 방향을 ‘쇄신’으로 잡았다고는 하나, 핵심 보직인 사무총장부터 윤재옥 원내대표와 같은 TK 출신이다. 총선의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역할과 권한이 더 많아지는 자리다. 여기에 원내대표와 같은 TK 출신인 이 의원을 임명했으니, 당 내부에서 “도로 영남당이 됐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게다가 이 의원은 경찰대 2기다. 1기인 윤 원내대표의 후배인데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수행단장을 맡았다. 새 당직 인선이 보궐선거의 민심을 반영한 탕평 인사는커녕 ‘TK·수도권·친윤’ 위주로 그들만의 리그에 안주하고 말았다는 지적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여당의 지도부가 TK·수도권 위주로 짜여지면서 부산경남(PK)의 민심도 예사롭지 않다. 핵심 보직에 PK 인사가 모두 빠지면서 지역 현안 추진에 혹 차질이 없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무엇보다 국회의 내년 예산 심의에서 지역 현안이 이로 인해 홀대받는 일이 있어선 안 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특히 최근 PK 여론이 서울과 뚜렷한 동조 현상을 보인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총선 6개월을 맞아 조사한 PK 민심을 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가 30%대로 엇비슷했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도 30%대에 불과했다. PK가 여당의 안방이라고 하나, 이를 보면 총선 전망은 예측 불허다.

내년 총선이 가시권으로 들어선 지금, 여야의 최고 목표는 말할 것도 없이 총선 승리다. 대통령과 함께 국정의 한 축을 맡은 국민의힘은 총선 승리가 더욱 간절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그 간절함만큼 이번 당직 인선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철저한 쇄신의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이는 PK 지역이라고 다를 게 전혀 없다. PK도 이제 서울처럼 한쪽으로만 지지세가 쏠리지 않는다. 최근 여론 조사가 이를 잘 보여 준다. 앞으로 남은 관건은 과감한 총선 공천 쇄신이다. 이것 말고 민심을 얻는 다른 길은 없다. 여야 모두 잘 아는 길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서는 늘 사심으로 선거를 망치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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