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공사비 갈등… 입주 코앞 ‘레이카운티’ 결국 소송전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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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업단, 580억 원 증액 요구
“지급 안하면 입주 제한” 으름장
조합 “물가상승 연동 조항 없어”
총회서 비례율 변경 안건 부결
입장차 큰 데다 뚜렷한 대책 없어
조합원 가구 입주 지연 땐 큰 혼란

부산 연제구 레이카운티 시공사업단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거제2구역재개발사업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1월 입주를 앞둔 레이카운티 전경.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연제구 레이카운티 시공사업단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거제2구역재개발사업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1월 입주를 앞둔 레이카운티 전경. 이재찬 기자 chan@

4000가구가 넘는 부산의 매머드급 정비사업장에서 입주를 한 달여 앞두고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이 소송전으로 치닫고 있다. 시공사는 조합원 ‘입주 제한’ 카드까지 꺼내든 상황이다. 조합원 물량이 1400가구가량 되기에 실제로 입주 제한이 진행된다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레이카운티 시공사업단(삼성물산·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부산 연제구 거제2구역재개발사업 조합(이하 거제2구역 조합)을 상대로 공사비 524억 원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시공사업단은 지하 공사 등에서 추가 공사비가 발생했다며 약 780억 원의 인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조합이 강력히 반발하자 이를 580억 원으로 낮췄다. 이후 조합은 타협안으로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을 진행했는데 지난해 11월 기존 인상분 중 524억 원이 적정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5월 진행된 총회에서 조합원 과반의 반대로 공사비 지급이 부결되며 갈등이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은 강제력이 없다.

이에 시공사업단은 최근 공문을 통해 지난 15일 열린 총회에 관리처분계획변경 안건이 부결될 경우, 조합원의 입주를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즉 추가 공사비가 지원되지 않을 경우 유치권을 행사하고 키 반출을 제한하겠다는 뜻이었다.

기존 관리처분계획에서는 비례율(재산 인정 비율) 200%를 조합원들에게 보장했는데, 공사비가 늘어난 만큼 비례율을 162.2%로 변경한다는 안건은 지난 15일 총회에서 결국 부결됐다.

거제2구역 조합 관계자는 “물가 상승과 연동해서 공사비를 책정하는 에스컬레이션 관련 내용이 계약에 없는 데다 시공사업단이 진행한 공사도 조합 의사와 무관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거제2구역 조합은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시공단의 소송과 입주 제한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당장 레이카운티 4400여 가구의 입주는 오는 11월 30일로 예정돼 있다. 거제2구역 조합과 시공단은 향후에도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양측의 협상이 결렬돼 조합원 입주가 제한될 경우 조합원 물량에 해당하는 1400여 가구가 적지 않을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입주민들은 입주 시기에 맞춰 대출, 임대차 계약 등을 진행하기에 입주가 제한될 경우 뚜렷한 대책이 없다.

레이카운티뿐만 아니라 다른 정비사업장 상당수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2020년 분양을 하고 올해나 내년에 입주하는 정비사업장들이 가장 큰 문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17이었고 2020년 121, 2021년 138, 2022년 148을 기록했다.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17포인트(P), 2021년과 2022년 사이 10P 올랐다. 계약 이후 최근 2~3년간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추가 공사비 발생 요인이 커졌다.

실제로 지난 7월 아이에스동서는 영도구 동삼2구역 조합원 219가구에 대해 추가 공사비에 대한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치권 행사에 나서기도 했다.

부동산중개플랫폼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부산에서 2020년 분양한 정비사업장은 모두 10곳, 1만 5000여 가구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당시 부동산 경기가 좋아 많은 정비사업장에서 서둘러 분양한 뒤 공사를 진행했는데 이후 2~3년 사이 공사비가 급격히 올라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이 일어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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