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면박… 부산 여당 ‘현역 vs 도전자’ 곳곳서 신경전
“왜 왔느냐”… 지역 행사서 소란
국감 자료에 경쟁자 비판 담기도
국민의힘이 이번 주 당무감사에 돌입하는 등 총선 밑작업을 본격화되면서 부산에서 현역 여당 의원과 도전자들의 공천 경쟁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동래의 경우, 주말인 지난 13일 열린 지역 축제 행사에서 만난 현역 의원과 원외 도전자 간에 마찰이 빚어졌다. 중앙당에서 활동하는 서지영 총무국장은 추석 연휴부터 해당 지역 곳곳에 플래카드를 거는 등 얼굴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양측은 이날 행사장에서 각각 주민들과 인사하는 과정에서 조우했는데, 현역 의원 측 한 관계자가 “당신이 여기에 왜 왔느냐”며 고성으로 서 국장에게 면박을 주면서 소란이 일었다. 특히 이 지역 구의원 일부가 서 국장과 같이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 지역 정가에선 “만만찮은 공천 싸움이 벌어지겠다”는 반응이 일었다고 한다.
서동 지역에서는 현역 안병길 의원실에서 지역구 도전 의사를 보이는 전직 기관장 임준택 씨를 비판하는 내용의 국정감사 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해당 자료에는 이 기관장이 재직 시절 해당 기관의 업무 내용을 자신의 개인 사업에 유리하게 활용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보좌진이 만든 이 자료는 현역 의원이 “괜한 오해를 살 수 있겠다”며 막판에 철회하기로 하면서 공개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임 씨의 ‘체급’을 올려주는 역효과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접전 지역에선 여야 현역 간 갈등도 빚어졌다. 또 다른 한 지역에서는 민주당 현역 의원이 오랜 기간 지역구의 한 야외 장소에서 주민 간담회를 열어왔는데, 여당 의원이 지난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같은 성격의 주민 행사를 열면서 양측 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민주당 의원 측은 “상도의가 아니지 않느냐”며 불쾌감을 표시했지만 여당 의원 측은 “거기가 무슨 고정석이냐”며 맞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