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급 대회 앞두고 주민들, 골프장 앞에서 항의 집회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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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광읍자치위 “복지기금 달라”
아시아드CC “증빙서류 미흡”
지역 이미지 실추 우려 제기

부산 기장군 일광읍 주민들은 25일 오전 아시아드CC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민복지기금을 다시 지급할 것을 촉구했다. 탁경륜 기자 takk@ 부산 기장군 일광읍 주민들은 25일 오전 아시아드CC 앞에서 집회를 열고 주민복지기금을 다시 지급할 것을 촉구했다. 탁경륜 기자 takk@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CC와 주민복지기금 지급 문제로 갈등(부산일보 1월 26일 자 3면 등 보도)을 빚던 일광읍 주민들이 대규모 골프 대회를 앞두고 아시아드CC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집회 소음으로 인한 대회 진행 방해 등으로 지역 이미지를 실추시킨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25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기장군 일광읍주민자치위원회(이하 주민자치위)를 포함한 주민 50여 명은 이날 오전 아시아드CC 앞에서 집회를 열고 아시아드CC가 주민복지기금을 다시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까지 약 2시간가량 음악을 틀거나 마이크를 사용해 구호를 외치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주민자치위는 아시아드CC가 매년 주민복지기금 명목으로 지급해 온 1억 5000만 원을 지난해부터 주지 않자 이를 다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6일부터 아시아드 CC에서 열릴 예정인 대규모 골프 대회를 앞두고 주민들이 집회에 나서자 아시아드 CC 측은 대회 진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한다. 집회 장소가 경기장과 인접해 있고 이른 시각부터 경기가 이어지는 만큼 집회가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아시아드CC에서는 26~29일 나흘간 KPGA 코리안투어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대회가 열린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부산 유일의 남자프로골프대회로, 총상금 10억 원의 메이저급이다.

아시아드CC 관계자는 “집회 장소와 경기장이 직선거리로 50m 간격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데다 집회 예정 시각도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인 시각”이라며 “조그마한 소음에도 영향을 받는 골프 경기 특성상 주민들이 큰소리로 음악을 틀 경우 선수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부산의 이미지와 대회 이미지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복지기금의 명확한 사용내역 확인을 위해 증빙서류 보완을 요구했지만 주민자치위가 제출한 사용내역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기금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 문제인 만큼 천천히 논의해야 하는데 대회 기간 집회를 여는 것은 대회 참가자들을 볼모로 잡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민자치위 측은 아시아드CC 측이 일방적으로 복지기금 지급을 중단했고 문제해결을 위한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다면서 집회를 당분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민자치위 관계자는 “아시아드CC가 20여 년간 지급해 왔던 복지기금을 갑작스레 중단했고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대화의 자리에 나올 것을 촉구하는 의미로 집회를 진행했다. 납득할 만한 답변이 있을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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