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래된 영도 ‘영블루벨트’ 조성, 부산 부활 큰 기대감
정부, 영도 노후지역 재개발 사업 선정
원도심 활성화 마중물, 꼭 성공시켜야
부산 영도의 노후공업지역 시범사업이 7일 추진 5년 만에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것은 부산은 물론 이와 유사한 처지에 있는 전국의 다른 지역에도 매우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주력 산업의 침체로 예전 공업지역이 공동화되면서 관련 인구는 빠져나가고, 이어 지역 전체마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는 패턴은 오늘날 대한민국 지방이면 어디든 똑같이 겪는 일이다. 부산 영도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지역을 떠받쳤던 조선업의 침체와 함께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그런 와중에 전해진 정부의 이번 시범사업 선정은 영도 부활의 정책적 마중물이라고 할 만하다. 영도를 넘어 부산시민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정부 예타를 통과한 이번 사업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시범 지역으로 선정된 대상 부지를 살펴보면 금방 알 수가 있다. 이 부지는 영도구 청학동에 위치한 옛 한국타이어 부산공장 터로, 면적은 8만 9578㎡다. 부산시의 핵심 도시전략인 북항 3단계 항만재개발 구역 내에 들어있고, 또 청학동·동삼동을 아우르는 노후공업지역 재생사업인 ‘영블루벨트’ 조성에도 앵커 역할을 할 핵심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남항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남구 쪽 북항재개발 부지와 함께 부산항의 관문을 이루는 곳이다. 부산항의 얼굴인 셈인데, 부산을 찾는 관광객에게 부산의 첫인상을 강렬하게 각인시킬 곳으론 정말 최적의 장소다.
부산시 역시 이 프로젝트의 의미와 중요성을 감안해 기존 북항 3단계 재개발·영블루벨트 조성 사업과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개략적으로는 노후공업지역의 단순 재생을 넘어 정보기술, 해양신산업과 특화된 커피산업, 문화·주거·상업지역의 공존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 같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내년까지 실시설계 등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더 세부적인 계획을 시민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 시의 방침처럼 이 사업은 2030년 시작 예정인 북항 3단계 재개발과 크게 맞물려 있는 만큼 완료 시점인 2027년까지 부산의 미래를 견인할 계획 수립과 실행에 허점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번 사업의 성공 여부에 원도심 지역인 영도의 명운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할 것도 없이 영도의 부활은 부산의 활성화와도 직결돼 있다. 알다시피 영도는 지난 10년간 부산의 16개 구군 중 인구 감소가 가장 많았고, 노인 인구 비율도 가장 높은 곳이다. 최근 흰여울 마을 등을 중심으로 영도가 떠오르고 있으나, 안정화 단계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 이번 시범사업이 영도 활성화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여지가 여기에 있다. 전국 다른 지역이 영도를 눈여겨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깐깐한 기재부도 가능성을 인정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남은 것은 이제 이 사업을 국내외의 본보기로 만드는 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