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정당, 안방 출마로 재기 노리는 민주당 ‘올드보이’…친명도 비명도 부정적 반응
송영길 전 대표 “민주당 지지자 비례 정당 선택지 넓혀야”…신당 창당 의지 드러내
송영길, 조국, 추미애, 박지원 ‘친명’ ‘반 윤석열’ ‘강성 투쟁’ 앞세워 정치적 재기 노려
더불어민주당 안팎의 ‘올드보이’들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 재기’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재기의 명분으로 ‘친명(친이재명)’ ‘반 윤석열’ ‘강성 투쟁’을 내세운다. 그러나 ‘올드보이의 귀환’에 대해선 친명에서도, 비명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송영길 전 대표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비례 정당을 찍을 선택지를 넓힐 필요가 있다”면서 “윤석열 정권과 맞서기 위해 개혁적인 당이 의석수를 많이 차지하는 것이 민주당에도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당이 민주당의 ‘형제정당’이라는 평가에 대해 “그렇다”고 답했지만 사실상 ‘위성정당’과 다를 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 전 대표는 창당 명분으로 ‘대여 투쟁’을 내세웠다. 그는 “민주당이 ‘침대축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윤석열 검찰 독재에 맞서 선명하게 싸울 수 있는 분들을 중심으로 (신당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전 대표의 신당 구상은 현재의 ‘병립형 비례대표’ 제도의 유지를 전제로 한다. 그는 “만약 민주당이 병립형(비례대표제)으로 회귀한다면 저는 관여하고 싶은 생각 없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 가능성은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도 제기된다.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언급해 총선 출마설에 불을 붙였던 조 전 장관은 최근 잇따라 ‘호남 행보’에 나섰다. 그는 지난 18일 전주에서 북 콘서트를 열었고 다음달엔 광주에서 북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공식 행보를 이어가는 조 전 장관에 대해선 정치에 본격 나설 경우 비례 정당 창당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민주당 성향의 ‘비례 신당’에 대해선 민주당 친명계에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친명계인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21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 출마설에 대해 “국민적인 시각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 깊게 생각하면서 정치적 진로와 판단을 하는 게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실장은 “국민들이 현재 생각하고 있는 바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면 과연 그게 지도자들이 할 결정인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명계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지난 15일 ‘특집 KBS1 라디오 오늘’ 인터뷰에서 조국, 추미애, 송영길 출마 움직임에 대해 “개인은 (출마)하고 싶겠지만 총선에는 굉장히 악영향”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특히 송 전 대표에 대해 “혐오 정치를 한다”면서 “586 정치인들 전체를 몰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에서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고향인 진도 출마를 선언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박 전 원장에 대해선 당내에서 ‘험지 출마’ 요구가 나온다. 민주당의 진성준 서울시당위원장은 지난 20일 시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원로 정치인들이 후배에게 길을 터줘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은퇴가 아니라 험지 출마를 결단하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박 전 원장 등 원로들의 험지 출마를 언급한 진 의원은 “험지 출마를 통해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