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차등 전기 요금제, 원전 지역 혜택 높여 시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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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시행 앞두고 세부 방안 없어
국가균형발전·주민 희생 고려 절실

‘지역별 전기 요금 쳬계 개선‘ 공론화를 위한 토론회가 22일 오후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강선배 기자 ksun@ ‘지역별 전기 요금 쳬계 개선‘ 공론화를 위한 토론회가 22일 오후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시가 전기 요금 차등제 공론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원전 밀집 지역인 부산시는 22일 학계와 정치권 등이 참여한 가운데 토론회를 개최하고 지역별 전기 요금 차등제 본격 실행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회에서 지역별 요금 차등제는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쇄도했다고 한다. 당연한 지적이다. 하지만, 전기 요금 차등제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정으로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으나, 내년 6월 시행을 앞두고 세부 실행 방안이 아직 정해지지 않고 있다.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송전 비용과 사회적 갈등 등을 계산하면 지역별 전기 요금 차등제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경기에 국내 전력 수요의 40% 이상이 집중돼 있지만, 전력 자급률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모자라는 전력은 부산·울산과 호남 등 발전소가 밀집된 비수도권에서 주로 끌어다 쓴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송전선로 건설 비용과 사회적 갈등, 발전량의 1.59%에 이르는 송전 손실이 발생하지만, 전기 요금은 균등하게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울산 시민은 온갖 불편과 함께 수도권의 전기료까지 덤터기 쓴 셈이다. 이는 사용자 부담 원칙에도 어긋난 불공정한 처사다.

게다가 부산·울산은 지진과 태풍 등 천재지변이 생길 때마다 원전 운행이 중단되는 등 갖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발전소 내에 임시로 보관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에 대한 특별법이 논의조차 되지 않으면서 주민 불안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력 생산지 전기 요금 차별화는 시장 논리는 물론이고, 전력 생산지에서 발생되는 비용과 사회적 갈등에 대한 직간접적 보상이다. 결코 시혜나 특혜가 아니라 당연한 권리이다. 미국과 영국, 호주 등도 전기세 거리병산제를 실시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원전 발전에 따른 위험, 불안 등 외부 비용은 원인자 부담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차등 전기 요금제는 지역 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함께 대기업 유치의 요인이 되는 등 국토균형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도체, 이차전지, 데이터센터 등 대량의 전기가 필요로 하는 첨단산업은 전기료가 저렴한 지역을 찾아 공장을 설립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첨단산업이 지역에 들어서면, 배후 단지에 관련 산업 생태계가 조성된다. 자연스럽게 청년 인재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가 풍부해진다. 법 시행 이유가 차고 넘칠 지경이다. 내년 6월 본격적인 법 시행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과 중앙정부는 수도권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세부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부산시도 스스로의 권리를 당당하게 찾기 위해 다른 원전 소재 지자체와 연계해 정부와 정치권을 강력하게 압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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