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 접목시켜 K의료 세계에 전파”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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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국제 진료 인증 보유 국내 유일 병원 ‘레다스흉부외과’

글로벌 스탠더드 인정에 자부심
환자안전, 의료질 향상 핵심목표
숙박, 통번역, 사후관리도 체크
하지정맥류 세계 표준 정립 매진

하지정맥류는 가족력이 강하며 재발률도 높다. 레다스흉부외과에서 혈관초음파로 하지정맥류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김병준레다스흉부외과 제공 하지정맥류는 가족력이 강하며 재발률도 높다. 레다스흉부외과에서 혈관초음파로 하지정맥류 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김병준레다스흉부외과 제공
레다스흉부외과 김병준 원장의 시술 장면. 레다스흉부외과 김병준 원장의 시술 장면.

하지정맥류는 다리에서 심장으로 올라가는 정맥 혈액이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혈액순환 장애 질환이다. 가족력이 강하다. 통계에 따르면 부모 모두가 정상일 경우 발병률은 20% 미만이지만 부모 모두가 질환을 갖고 있을 경우 자녀에게 나타날 확률이 90%를 넘는다. 재발 위험도 높다. 치료 후 2년이 경과했을 무렵의 재발률은 최대 35%, 11년이 경과했을 때는 최대 65%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김병준레다스흉부외과(원장 김병준)는 하지정맥류 치료의 세계적 표준을 정립해 K의료를 전 세계에 전파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2015년부터 하지정맥류 분야 최초로 3회 연속 JCI(국제의료기관 인증평가) 인증을 받았고 3회 연속 KAHF(외국인환자 우수 유치 의료기관) 인증도 획득했다. 최근에는 국제진료 인증기관인 GHA(Global Health Accreditation) 인증까지 획득했다. 동시에 JCI, KAHF, GHA 인증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유일의 의료 기관이 됐다.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김 원장이 독창적으로 개발한 ‘레다스 응용치료법’은 하지정맥류의 진단-치료-관리 전 과정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발을 방지하는 진료 프로세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원장으로부터 국제인증 획득의 의미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 봤다.

-까다로운 국제 인증 절차를 진행하는 이유는.

“병원 내에서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이 있다. 환자가 바뀌거나, 수술 부위가 달라지거나, 투약하는 약이 달라지는 등의 의료 사고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처럼 의료 기관 내에서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의료 사고를 100% 예방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국제 인증을 받는 것이다. 환자의 안전을 지키고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번에 획득한 GHA 인증은 어떤 성격인가.

“다른 국가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글로벌 의료 관광객들이 참고하는 국제 인증 중 하나다. 세계적인 의료 관광 기관인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태국 범룽랏병원 등이 인증을 받은 바 있다. 외국인 환자들에게 얼마나 친화적인 진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어떤 평가 항목들이 있나.

“환자 중심 진료 절차, 감염 예방 계획 등 사전·사후 관리 문항을 포함해 전체 55개의 기준과 270개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평가 위원들이 병원을 직접 방문해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 서비스와 의료 질 평가는 물론이며 숙박, 교통, 통번역 등도 체크한다.”

-GHA가 기존의 인증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

“환자의 안전과 의료 서비스를 중요하게 평가한다는 점에서는 이전에 인증을 받았던 JCI, KAHF와 비슷하다. GHA는 특별히 외국인 환자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방문한 환자들이 마치 모국에 온 것 같은 편안함 속에서 최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인지를 평가한다. 입국과 출국 과정을 포함해 자신의 나라로 돌아간 후의 사후 관리도 고려 대상이다. GHA 인증은 국내에서 분당서울대병원에 이어 우리가 두 번째로 받았다. JCI, KAHF, GHA 인증을 동시에 받은 의료 기관은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다.”

-이미 권위 있는 2개의 인증을 받았는데도 이렇게 국제 인증에 꾸준히 도전하는 이유는?

“우리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과 국제적인 인증 기관으로부터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우리의 치료 방법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인정을 받고 국제적인 권위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 자부심이 크다. 하지정맥류 치료의 세계적인 표준을 정립하고 싶다는 우리의 바람이 말로 그치지 않고 쉼 없이 도전하면서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 주고 싶었다.”

-인증 과정에서 시설 투자 비용이 들어가고 직원들의 업무 부하가 높아질 텐데.

“두 번의 인증 절차를 거치는 동안 이미 투자가 많이 일어나 이번에는 크게 비용이 수반되지 않았다. 환자의 편의를 위한 프로세스 개선 파트에 추가 지출이 조금 생겼다. 국제 인증을 받는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다. 직원들 입장에선 기존의 업무에서 일이 더 늘어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제 표준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직원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어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졌다.”

-준비 과정에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준비 기간이 1년 이상 걸렸는데 그 과정에 평가 항목이 업데이트되면서 준비할 내용이 더 많아졌다. 언어와 나라별 특수한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영어·중국어·러시아어권별로 담당 코디네이터가 있었기 때문이 어려움을 줄일 수 있었다.”

-인증 이후 실제로 어떤 변화가 생겼나.

“체크리스트 중에 대표적인 것이 환자 이중 확인 모니터링이 있다. 환자 성함 등 정보를 개방형 질문으로 물어서 환자가 일치하는지 일일이 확인한다. 그 외에도 마취 후 이상 반응 여부, 의료진 바늘찔림 현황, 투약 오류 확인 등의 모든 매뉴얼이 진료 과정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중이다. 국제적인 표준 매뉴얼을 갖추면서 진료 시스템이 한 단계 발전했다고 믿고 있다.”

-의료 관광에 참여하는 의료 기관 입장에서 장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해외 환자 유치 사업을 오래전부터 진행해 왔고 해외 의료진 초청 연수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해외 환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고 원론적으로 생각하지만 정작 개별 국가에 대한 특수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인증 기준이 없으면 실무자 개인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진다. 그런 측면에서 해외 환자에 특화된 국제 인증 절차는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향후 계획은.

“앞으로 의료 관광 측면에서 GHA 인증 활용도를 높여 보겠다. 우리 병원을 찾은 해외 환자들이 언어적·문화적인 차이를 느끼지 않도록 인증 매뉴얼을 더 다듬어 나갈 것이다. 외국인 환자 전용 프로세스북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작업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그런 노력이 하지정맥류 치료의 세계적 표준을 만드는 과정이 될 것이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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