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관광도시 명성 추락시키는 '광안리 드론 쇼'
새해 첫날 행사 취소 10만 인파 헛걸음
실질적 관광 콘텐츠 개발과 육성 힘써야
2024년 새해 첫 출발을 알리려던 광안리 드론 쇼가 취소되면서 관람객들의 원성을 샀다. 부산 수영구청은 광안리해수욕장에서 1일 0시를 기해 ‘광안리 M 드론라이트 쇼 2024 카운트다운’을 선보일 계획이었는데 통신 장애로 드론을 띄우지 못한 것이다. 이날 광안리해수욕장에는 경찰 추산 10만 인파가 운집했다. 부산 시민은 물론이고 해외와 전국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도 많았다. 이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새해 벽두부터 헛걸음을 했고 힘들게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갑작스러운 행사 취소에 허탈감을 넘어 분노를 표출했다. 국제관광도시 부산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떠오른 드론 쇼가 부산의 브랜드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꼴이 됐다.
수영구청은 이날 드론 2000대를 투입해 새해 시작 3~4분 전부터 ‘카운트다운’ 숫자를 보여 주고 ‘청룡’ 형상을 표현할 예정이었다. 앞서 리허설 동영상이 퍼져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끌면서 인파 운집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막상 행사 직전에 통신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시작도 못한 것이다. 백사장에 멀뚱히 서서 새해를 맞게 된 관람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당황한 구청 측은 드론 쇼가 지연된다는 안내 방송만 하다 결국 0시 30분께 행사를 취소했다. 구청 측은 예기치 못한 통신 장애로 공연이 취소돼 송구스럽다는 사과문까지 올렸으나 행사 준비에 안일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일 오후 7시에 재개된 드론 쇼도 20분 지연되는 소동을 빚었다.
드론 쇼가 문제가 된 게 이번만이 아니다. ‘광안리 M 드론라이트 쇼’는 2022년 6월 첫선을 보인 후 큰 호응으로 ‘불꽃축제’와 함께 광안리해수욕장을 대표하는 관광 콘텐츠가 됐다. 다양한 주제로 매주 토요일 상설 공연으로 이어지면서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런데 드론 추락 사고가 잇따라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 첫날 새벽 대규모 드론 쇼 행사 중에도 드론 2대가 추락해 관람객이 다치는 일이 있었다. 이 때문에 수영구청은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사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드론 쇼 취소 사태로 불신만 쌓이게 됐다.
부산은 2020년 1월 정부 공모에서 국제관광도시로 선정됐다. 또 2030월드엑스포 유치 운동 과정에서 전 세계에 부산을 알려 국제관광도시로 거듭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이제 명실상부한 국제관광도시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광 콘텐츠 강화가 시급한 과제가 됐다. 그런데 새로운 관광 콘테츠는 고사하고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콘텐츠마저 준비 소홀로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고 해서야 말이 되는가. 국제관광도시 구호만 외칠 게 아니라 관광 콘텐츠 개발과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참에 국제관광도시 사업도 제대로 예산이 쓰이고 있는지 짚어 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