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당국 축구계 비리 폭로
전 대표팀 감독 거액 뿌려 선임
감독 자신도 돈 받고 선수 발탁

리톄 전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축구계 고위 인사들에게 6억 원에 달하는 거금을 뇌물로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최고 사정당국과 중국중앙TV는 4부작 부패 척결 다큐멘터리 ‘지속적인 노력과 깊이 있는 추진’을 9일 방송하며 리 전 감독 사건을 통해 중국 축구계에 만연한 매관매직, 승부조작, 뇌물수수 등을 고발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중국 대표팀 미드필더였던 그는 2020년 1월 중국 축구 팬들의 기대 속에 대표팀 감독을 맡았으나 이듬해 12월 물러난 인물이다.

감독에서 물러난 지 1년도 안 된 2022년 11월 그가 심각한 위법 혐의로 체포돼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리 전 감독은 슈퍼리그 우한 줘얼 감독 시절 이른바 ‘윗선’이 되면 구단에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구단은 천쉬위안 당시 축구협회 회장에게 그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해 달라며 200만 위안(3억 6000만 원)을 전달했다. 리 전 감독도 스스로 100만 위안(1억 8000만 원)을 마련해 류이 당시 축구협회 사무총장에게 건넸다.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 리 전 감독은 거액의 금품을 받고 소속 선수 4명을 국가대표로 발탁하기도 했다. 이 선수들은 우한 줘얼 구단주가 보기에도 실력이 형편없이 부족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앞서 리 전 감독은 리그에서 거액의 금품을 주고 승부를 조작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방송에서 “축구 현장에 있을 때는 많은 일들이 아주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모든 게 불법적인 범죄였다”며 후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