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소외받는 한국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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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병재 신한투자증권 영업부 PB팀장

미국 뉴욕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2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 지수는 고물가에 대응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경기둔화 우려 여파로 2022년 들어 19%나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애플·아마존닷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테슬라·엔비디아)’ 등 대형 기술주의 반등에 힘입어 한 해 동안 지수가 24%나 급등하면서 지수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는 미국의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화를 이룬 데 이어 다시 한번 성장기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요인이다. 일본의 닛케이 255지수도 최근 6개월간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며 신고가 영역에 진입했다. 무려 34년 만에 불장을 맞이한 일본은 주주 환원 정책을 개선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입시키고 있다. 특히 엔화 약세를 통해 기업들의 실적 상향도 추구할 수 있었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으로 계산되면 주가를 상승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공시하라고 압박도 했다. 그 외에 독일·프랑스·영국 그리고 아시아 지수 범위에 있는 인도까지도 신고가 부근에서 숨 고르기로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코스피 시장 상황은 한 마디로 참담하다. 고점 대비 약 25% 다운된 위치에서 방향을 못 찾고 있다. 한국 증시만 유독 다른 국가들과 디커플링 현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인데 이에 대한 답은 중국 증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재차 불거진 부동산 부채 리스크와 기술주 중심의 하락으로 홍콩 증시는 4년 연속 약세다. 이에 따라 H지수와 연계된 ELS 손실 규모가 확대되고 있고, 이는 국내 금융 시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지속되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까지 대외 악재들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 현상)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하다.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 부진도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전망치 대비 낮은 실적 수준은 중·소형주들의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으로 영향을 줘 지수 상단을 제한하게 했다. 단기적으로는 H지수의 바닥 확인이 국내 증시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회성 비용이 많이 반영된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각자의 밸류에이션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장 대응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생각되는 연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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