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덮친 러 인해전술… "사살해도 병력 계속 보충"
동부 격전지 방어선 전투 격렬
미국 추가 지원 여전히 불투명
“러시아 군인들을 사살해도 끊임없이 나타나고, 전사자들은 얼어붙은 채 방치돼 있다.”
미국 CNN 방송은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 격전지인 아우디이우카에 방어선을 구축한 우크라이나군을 인용해 이런 전장 상황을 전했다.
영하 20도를 넘는 혹한 속에 치열한 공방전으로 양측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특히 인해전술을 구사하는 러시아 측의 인명 피해가 두드러지며 지옥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오메가특수부대의 한 장교는 “(러시아군) 전사자들이 그냥 얼어붙은 채 있다”며 “누구도 이들을 이송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드론(무인기) 정찰 부대의 지휘관 테렌은 “드론으로 러시아 군인을 매일 40~70명을 죽인다 해도 러시아군은 다음날 병력을 보강해 공격을 계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110기계화여단 소속 조종사들이 지난 18개월간 최소 1천500명의 러시아 군인을 사살했지만 러시아군 병력은 여전히 계속 보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은 무기와 병력 부족을 호소한다. 자신들의 옛 소비에트연방(소련) 시절 무기 체계는 제 기능을 못 하고 서방의 추가 무기 지원은 주춤한 상황이다.
CNN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향해 소련 시절 로켓의 발사 스위치를 눌렀지만, 꽁꽁 얼어붙은 로켓이 발사되지 않은 것을 현장에서 목격했다고 전했다.
CNN은 아우디이우카에서 북쪽으로 차로 90분 거리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포병 진지를 가보니 미국산 팔라딘 곡사포의 탄약실이 텅 비어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날 늦게 포탄 4발이 들어왔지만 러시아군에 위협을 가할 수 없는 연막탄이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제93기계화여단의 포병 지휘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포병 보급품이 ‘10대 1’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추가 지원이 언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추가 군사 원조 예산은 미 의회에서 공화당의 반대에 발목이 잡혀 있다.
우크라이나 원조에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나서서 승리할지 여부도 변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최근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지원이 이제 중단됐다”며 “러시아군의 공격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병력 우위에 맞서기 위해 50만 명의 병력을 추가로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