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의사 집단행동 저지 촛불운동 시사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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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생명 볼모 행위 문제점 지적
부산대병원에 호소문까지 나붙어

20일 부산대학교병원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호소문이 붙어 있다. 김종진 기자 20일 부산대학교병원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의 호소문이 붙어 있다. 김종진 기자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 제출과 업무 이탈에 들어가면서 현장에 남은 의료계 종사자들이 업무 부담 가중을 호소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도 업무 중단을 ‘환자 생명을 볼모로 한 집단행동’이라 비판하는 등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20일 부산대병원에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명의의 ‘대국민 호소문’이 나붙었다. 조합은 호소문을 통해 “의대 정원 증원을 무산시키기 위한 의사들의 집단적인 진료 중단은 아무런 정당성과 명분도 없으며 피해자는 국민”이라고 주장했다. 또 “환자 생명을 살려야 할 의사들이 대화를 통한 해법을 찾으려 하지 않고, 정부를 굴복시키겠다며 집단적으로 진료를 중단하는 것은 국민 생명을 내팽개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서울에서는 간호사가 업무를 떠맡는 상황도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간호사가 인턴 업무를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본인을 이른바 ‘빅5’ 대형 병원 중 한 곳인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라 소개한 작성자는 ‘병원에서 인력이 부족하니 인턴 업무를 간호사에게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며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 작성자는 ‘간호사들이 환자 항의와 의사 업무까지 도맡고 있으며 만일 환자가 잘못될 경우엔 법적 책임까지 떠안게 될 텐데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의료계 종사자 비판 등에 여론은 2020년 의사 파업 때와 달리 악화하고 있다. 2020년엔 여론이 무르익지 않아 의대 증원 논의가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엔 응급 환자조차 의료적 처치를 받지 못해 응급실들을 전전하다 결국 사망에 이르는 ‘응급실 뺑뺑이’ 같은 용어가 일상화된 상황이다. 의대 증원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높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 집단행동을 저지하기 위한 촛불 운동까지 시사했다. 보건의료노조 부산지역본부 민병훈 사무국장은 “중앙에서 의사 파업 상황에 따라 촛불 운동을 논의 중인데 부산도 함께 촛불을 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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