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영도, 시·구의원 지지 놓고 결국 ‘파열음’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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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원 박성근 지지 발표에
시의회 의장 “중립 원칙 깨졌다”
나머지 의원과 조승환 지지 선언

오는 28~29일 경선을 앞둔 부산 중영도의 조승환(오른쪽) 후보와 박성근 후보. 후보 제공 오는 28~29일 경선을 앞둔 부산 중영도의 조승환(오른쪽) 후보와 박성근 후보. 후보 제공

국민의힘 총선 후보 지지를 놓고 지방의원들의 행보가 어지러운 가운데 이번엔 경선을 눈 앞에 둔 부산 중영도에서 파열음이 났다. 영도구 일부 시의원과 구의원이 박성근 예비후보의 지지선언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영도가 지역구인 부산시의회 의장과 나머지 중영도 전·현직 의원이 경선 상대인 조승환 예비후보 지지 기자회견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중영도는 윤석열 정부에서 장·차관을 지낸 정치 신인의 격돌로 국민의힘 부산 경선에서 관심을 모으는 곳이다.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차관급)이 맞붙는 중영도 경선은 오는 28~29일 치러진다.

안성민 시의장과 전·현직 중영도 시의원과 구의원들은 2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조 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발표했다. 안 의장은 이 자리에서 “중립을 지켜내고자 했던 시의회 의장이 특정 후보의 지지선언을 하는 게 이례적이라 의문을 가지는 게 당연하다”면서 “중영도의 국민의힘 선출직들이 원팀이 되길 바랐지만 이 바람이 깨지면서 불가피하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게 됐다”고 기자회견 배경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박 후보 측이 하루 전인 25일 영도구 시의원 1명과 구의원 3명이 캠프를 방문해 지지 의사를 밝혔다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알리면서 시작됐다. 이 중 구의원인 A 의원이 “박 후보 캠프에 인사차 차담을 나누러 갔을 뿐이며 자신은 지지선언과는 무관하다”며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꾸면서 잡음이 일었다. 종전까지 영도구 지방의원들은 양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하지 않는 등 중립을 지키기로 암묵적인 합의를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중영도 지방의원의 움직임에 박 후보 측은 캠프에서 초대한 것도 아니라 이들 의원이 자발적으로 캠프를 찾아왔었고, A 의원의 방문과 사진 촬영은 누가 봐도 후보 지지를 수긍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는 “그날 장시간 나의 비전과 공약을 브리핑 받으셨고 바로 옆에 서서 사진도 찍었는데 (지지선언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고 지지선언이 아니라고 하니 더 이상 언급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다른 의원도 “지방의원 간에 중립을 지키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맞지만 판단은 각자 내리기로 했고, 이번 캠프 방문도 그런 연장선이라고 봐달라”고 덧붙였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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