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 축제 ‘상여소리’, 무대에 오르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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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민속악단 공연
15~16일 ‘꽃신 신고 훨훨’
서도·경기·남도 상여소리
“섬세하고 다양한 문화유산”

국립국악원 교류 공연 ‘꽃신 신고 훨훨’ 공연 모습.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 교류 공연 ‘꽃신 신고 훨훨’ 공연 모습.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마지막 축제, 상여소리를 무대예술로 만나는 시간이 마련된다. 국립국악원은 장례 절차에서 불렀던 지역별 상여소리를 한데 엮은 ‘꽃신 신고 훨훨’ 공연을 오는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에서 선보인다.

지난해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정기 공연에서 선보인 ‘꽃신 신고 훨훨’은 상여소리 중심의 무대예술로 구성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높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순회공연은 김충한(무용단 예술감독)의 안무를 더해 새롭게 꾸며 그 의미를 더한다.

슬픔을 다 내려놓은 듯 처연하고 담담한 ‘서도 상여소리’를 시작으로, 삶의 인연과 그로 인해 얽히는 다양한 감정을 노래하는 ‘경기 상여소리’, 그리고 미련까지 훨훨 날려 보내는 신명과 다채로운 장단이 어우러져 흥겨움을 더하는 ‘남도 상여소리’가 그 뒤를 차례로 잇는다.

지역별로 조금씩 다른 상여소리를 통해 다양한 음악적 정서를 담아냈으며, 민요 잡가와 판소리, 무속음악 등을 한데 엮어 민속음악에 담긴 삶과 죽음의 조각을 함께 이어 작품을 구성했다. 지역별 상여소리 외에도 제전과 상구소리, 산염불, 이별가, 진도다시래기, 진도 씻김굿과 지전춤, 판소리 심청가 중 상여소리 등 삶의 다양한 순간을 노래하는 지역별 민요와 판소리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꽃신 신고 훨훨' 공연 모습.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꽃신 신고 훨훨' 공연 모습.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상여는 망자의 시신을 묘지까지 나르는 가마와 비슷하게 생긴 도구로, 적게는 10여 명에서 많게는 30여 명의 사람들이 어깨에 메고 가는데, 상여소리는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소리를 뜻한다. 고인을 떠나보내는 슬픔과 망자를 추억하는 그리움을 달래면서 상여꾼들의 고된 노동을 위로하고 힘을 북돋우는 상여소리는 우리 음악이 품은 섬세한 감정과 표현의 다양성이 녹아든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이번 공연으로 노랫말 속에서, 삶과 죽음은 따로가 아니라 하나라는 죽음에 대한 옛사람들의 통찰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출 정호붕 중앙대 교수, 음악감독 유지숙 민속악단 예술감독, 출연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무용단, 국립부산국악원 단원 및 객원. ▶3월 15일 오후 7시 30분, 16일 오후 5시 국립부산국악원 연악당. 문의 051-811-0114.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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